네 편이 되어주기로 약속했으니까
안녕.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를 써.
성격도 취미도 안 맞는 우리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건 배려심 깊고 섬세한 너와 그런 너를 내가 좋아했기 때문일 거야. 너 덕분에 좋아하는 것들이 많이 생겼어. 너 덕분에 처음 해 본 것들도 많았고. 너랑 같이 해보기로 한 것들이 무수히 많은데 이젠 못 할 것만 같아서 속으로 눈물이 나.
내가 그랬잖아. 난 널 존경한다고. 오로지 한 길만 걸어온 난 너처럼 이것저것 해 본 사람들을 존경해.
그래서 영원히 네 편이 되어주기로 했어.
네가 예전처럼 나에게 의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내가 예전처럼 너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네 편에 설 거야. 그러기로 약속했어.
어쩌면 시간이 흘러서 지금과는 다른 감정을 느낄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가 네가 말하는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래서 난 예전과 똑같이, 앞으로도 그대로 널 대할 거야.
난 우리 사이가 변하지 않는 것이 좋아. 어쩌면 내가 여전히 널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지.
사람 관계라는 게 어떻게 자로 잰 듯 똑바를 수만 있겠어.
우린 시시각각 변화할 거고 우리 관계는 여러 번 재정의 되겠지만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건, 넌 좋은 사람이라는 거고 난 그런 너를 좋아한다는 거겠지.
네가 밉다가도 이해가 되지 않다가도 네가 도와달라고 하면 여전히 발 벗고 도와줄 거야.
네가 퉁명스럽게 말해도 네가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고 말할 거야.
예전과 같이.
관계는 변할 수밖에 없지만 난 이 변함이 싫어. 그래서 변하려고 하는 네가 싫어.
그럼에도 난 여전히 언제든 네 편이 되겠지.
여전히 너를 좋아해. 여전히 나의 소중한 사람이야.
여전히 네가 보고 싶은 것 같아.
그러니 내일 또 나랑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