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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헬로 뉴 현대판 산타

크리스마스 마케팅의 변화

by COMMA MAGAZINE

한 해의 끝자락에 찾아오는 크리스마스는 늘 특별한 설렘과 기대를 선사합니다. 이 시기,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은 감성과 메시지를 극대화한 공간 연출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백화점 업계는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단순한 장식을 넘어 고객들이 직접 찾아가고 싶어 하는 ‘목적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히 미디어 파사드는 이러한 경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2021년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이 외벽에 화려한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이며 시작된 이 트렌드는 고객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약 40만 개의 전구를 사용해 10개월간 준비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브랜드 감성을 극대화한 사례로 평가받았습니다. 실제로 누적된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만 8만 개에 달하며, 고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냈죠. 단순한 그래픽이 아닌, 스토리가 담긴 장면들을 연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큰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1.jpeg Ⓒ신세계백화점

이처럼 크리스마스 장식이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잠실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마켓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는데요. 크리스마스 마켓을 중심으로 샤넬 아이스링크, 회전목마, 그리고 화려한 백화점 장식들이 어우러져 많은 방문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는 물론, 잊지 못할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공간들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기 마련이니까요.


2.jpeg Ⓒ 롯데백화점

비슷한 형식과 스토리로 반복되는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따분함을 느낄 즈음, 신세계가 색다른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은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디드 필름 ‘헬로 뉴 산타’를 선보이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는데요. ‘누구나 소중한 사람을 위한 산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한층 더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11월 26일, 신세계백화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only_shinsegae)은 갑작스럽게 산타클로스의 일상으로 뒤덮였습니다. ‘산타가 한국에 왔다’는 설정으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한국의 전통 음식을 먹거나 지하철을 타는 등 산타의 유쾌한 모습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는데요. 이후 산타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에스파(aespa)의 카리나가 ‘뉴 산타’로 변신하는 독특한 이야기로 전개되며 흥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실시간으로 공개된 연속 영상들은 고객들에게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죠.


이 캠페인의 특징은 SNS를 활용한 실시간 소통인데요. 신세계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독립적인 스토리텔링 플랫폼으로 활용해, 고객들이 뉴 산타의 이야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산타가 직접 올린 듯한 게시물들은 재치 있는 캡션과 함께 MZ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죠.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스토리에 의견을 더하거나, 콘텐츠를 공유하며 직접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3.jpeg ⒸShinsegae

이번 캠페인은 크리스마스라는 익숙한 테마를 새롭게 재구성하기 위해 돌고래유괴단의 신우석 감독과 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신우석 감독은 크리스마스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해체하고, 현실적이면서도 신선한 스토리로 재구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한 산타라는 강렬한 도입부는 기존 크리스마스 광고와의 차별화를 성공적으로 보여줬으며, 이를 통해 산타는 더 이상 환상 속 존재가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할 법한 친근한 캐릭터로 재탄생했죠. 또한 캠페인은 ‘어드벤트 캘린더’ 형식을 차용해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야기를 단계적으로 공개했으며, 고객 반응에 따라 콘텐츠를 유연하게 조정해 몰입도를 극대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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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segae

기존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주로 시각적 화려함과 전통적인 테마에 머물렀다면, 신세계의 ‘헬로 뉴 산타’는 이를 넘어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관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과 실시간 소통을 결합해 고객들이 캠페인에 몰입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산타클로스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MZ세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브랜드와 고객 간의 관계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크리스마스 마케팅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요? 이러한 변화로 앞으로의 크리스마스 마케팅이 소비자와의 깊은 소통과 참여를 통해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앞으로의 마케팅이 어떻게 진화하게 될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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