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Editor's Pick] 다이소 뷰티 혁명

뷰티 시장에 반가운 바람이 분다, "다이소 화장품, 없어서 못 사요."

by COMMA MAGAZINE


“드디어 VT 리들샷 구했어요!” 화장품 하나를 구매했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화제가 될 일인가 싶지만, ‘3,000원’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VT코스메틱에서 평균 3~4만 원대에 판매하는 기초화장품 리들샷이 다이소에서 3,000원이라는 가격에 판매되자, 연일 품귀현상을 빚으며 SNS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초 화장품뿐만 아니라 투쿨포스쿨, 네이처리퍼블릭과 같은 익숙한 로드샵의 색조 화장품까지 단돈 몇천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데요, 화장품 카테고리 입점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다이소는 올해 1~8월 화장품 매출이 160% 올랐다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다이소 뷰티에 입점한 'VT 리들샷' (출처: VT코스메틱 공식 인스타그램)




다이소는 관행적이었던 뷰티 시장의 흐름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유통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대량생산을 통해 가격을 낮추면서 말이죠. 실제로 몇만 원대에 판매되는 상품과 용량이나 원료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절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큰 메리트가 아닐 리 없습니다. 변화가 매우 빠른 뷰티 시장은 화려한 광고와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사로잡아 왔습니다. 화장품의 가격에서 원료 및 제작에 사용되는 비용은 불과 10% 이내이지만, 마케팅에 사용되는 비용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뷰티 시장의 절대강자인 CJ 올리브영을 주축으로 여전히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전개되었고,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화장품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KakaoTalk_20231028_214735888.png 이미지 출처: CJ올리브영



오래도록 독점 행태를 취해오던 올리브영에 싫증을 느끼던 소비자는 ‘다이소 뷰티’의 등장이 반갑다는 반응입니다. 독점에 맞서는 존재가 등장했다는 것도, 그것이 '다이소'라는 것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사실 처음부터 다이소 뷰티의 위상이 높았던 것은 아닙니다. ‘싼 가격’이 품질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죠. 다이소는 대한민국의 대표 생활용품 전문점으로 다양한 품목을 저렴한 가격에 취급한다는 장점을 지니지만, 직접 피부에 닿는 ‘화장품’만큼은 다이소와 어울리지 않아 보였습니다. ‘돈이 없을 때, 재미 삼아 한두 개 사볼 법할 아이템’ 정도의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것은, 다이소 화장품을 활용한 뷰티 콘텐츠는 화장법이나 제품 활용 등 일반적인 구도보다는 ‘단순 재미’ 중심으로 리뷰 되었던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KakaoTalk_20231028_213213747_01.jpg 다이소 X 투쿨포스쿨 콜라보 제품 'TAG' (이미지 출처: 다이소 공식 인스타그램)



하지만 지금의 다이소 뷰티는 다릅니다. 인지도가 높은 뷰티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신뢰도까지 갖추었죠. 뷰티 브랜드는 다이소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전용 상품 라인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당장의 수익보다는 다이소의 높은 접근성과 저렴한 가격을 기반으로 미래의 잠재 고객을 확대하는 하나의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나 특별함을 지키고픈 브랜드는 다이소 뷰티에 입점할까요? 이렇게 뷰티 브랜드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주류에 편승하거나, 새로운 흐름에 탑승하거나, 예상치 못한 독자적인 행보를 보일 수도 있겠죠.



이미지 출처: 아성 다이소



트렌드코리아 2023의 소비 키워드 중 하나는 ‘체리슈머’였습니다. 한정된 자원으로 전략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하는데요, 고물가 여파에 무지출 챌린지, 가성비 키워드 등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높은 접근성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로 다가가는 다이소 뷰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디터로서도 얼어 있던 뷰티 시장에 새로운 기대감을 품게 하는 다이소 뷰티의 성장이 기대가 됩니다.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가능하게 하는 뷰티 시장에서는 더더욱 필요했던 변화이지 않을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Marketer's pick] 소비의 기준, 희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