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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MMA MAGAZINE Jun 20. 2024

[Editor's Pick] '듣는 효율성', 팟캐스트

듣는다는 것은 가장 효율적인 것

사진 출처: Olga Vdovenko

에디터는 최근 ‘팟캐스트(Podcast)’를 즐겨 듣고 있습니다. 우연히 인연이 닿은 사람에게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듣기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저의 보관함에 담겼고, 은근한 목소리들은 바깥의 소음을 대신해 주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팟캐스트는 다양한 콘텐츠를 오디오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음악, 뉴스, 시사, 경제, 교육, 외국어, 문화 등 구성과 내용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용자는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간과 공간, 매체의 제약 없이 청취할 수 있죠. 


팟캐스트와 같은 오디오 콘텐츠는 2000년대 초중반, 애플(Apple)의 아이팟(iPod)과 같은 휴대용 디지털 오디오기기가 대중화되면서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그 후 비디오 콘텐츠의 강자 유튜브(Youtube)와 경쟁하며 밀려나기도 했지만, 여러 IT 대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개발하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가 가능해지면서 다시 한번 음악은 물론 여러 장르의 오디오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게 되죠.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Deloitte)에 따르면, 2020년 10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팟캐스트 시장이 2025년에는 33억 달러로 5년 만에 3.3배가 될 전망입니다. 


사진 출처: Story Mark Studio

청취자의 팟캐스트 이용 동기는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해졌으며, 이들은 라디오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데요.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김동희 대표는 팟캐스트의 인기 요인을 ‘포맷의 신선함’으로 설명합니다. “기성 라디오 콘텐츠를 보면 일정한 패턴이 존재한다. 진행자 및 패널이 근황을 나누고, 음악을 듣고, 청취자의 사연을 듣고, 이를 해설하고, 다시 음악을 듣는 식이다. 반면 팟캐스트에는 그런 류의 약속된 형식이 없다. 구성, 내용 등 모든 게 제작자 마음대로다. 팟캐스트는 큰 틀의 주제만 설정되어 있을 뿐, 패널이 말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얼마든지 발언하게 하는 게 보통이다. 형식에서 자유로워진 전문 패널은 청취자들에게 아낌없이 지식을 선물하고, 청취자는 기성 미디어에서는 접하지 못할 디테일한 정보에 열광하게 된다. 팟캐스트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라고 말이죠. 


이에 따른 이용자 유형은 크게 참여적 콘텐츠에 이용 동기가 나타나는 ‘적극적 몰입형’과 습관적 청취유형인 ‘소극적 습관형’으로 나뉩니다. 적극적 몰입형은 골치 아픈 일을 잊고 기분 전환을 위해 청취하면서도, 자신이 올린 사연이 소개되는 것과 같은 상호작용성을 추구합니다. 진행자 또는 이용자들끼리 댓글과 SNS로 소통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죠. 반면 소극적 습관형의 경우, 나 혼자 있다는 생각을 잊기 위해 또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접하기 위해 청취하곤 하는데요. 놀랍게도 팟캐스트 이용 만족도에 있어서는 소극적 습관형의 참여 유형일수록, ‘제작자와 이용자 간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팟캐스트의 진행자에게 느끼는 ‘사회적 현존감’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진 출처: Squarespace

이러한 팟캐스트의 특성을 활용한 스타트업 회사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겠네요. 그들은 미리 구축된 템플릿을 드래그 앤드 드롭 방식으로 간편하게 적용해 다양한 목적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주는 ‘스퀘어스페이스(Squarespace)’입니다. 2003년 창립된 이 회사는 현재 구독자 수가 38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는데요. 그들의 성장 비결은 뛰어난 기술에 더해 ‘팟캐스트 광고에 모든 마케팅을 올인했다는 점’입니다. 2009년 당시만 해도 팟캐스트는 개발자나 얼리어답터들이 듣는 작은 시장이었으며, 누구도 팟캐스트가 광고 채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청취자들과 호스트가 신뢰를 쌓으며 구축한 좁고 깊은 관계가 청취자들로 하여금 만족도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광고주에 대해 다른 미디어보다 더 따듯한 감정을 느낀다는 특성을 선구적으로 파악한 것이죠. 그들은 한 달 예산 2만 달러를 몽땅 털어 광고를 내보냈고, 그해 신규 구독자의 3분의 1이 팟캐스트 광고를 듣고 유입되는 결과를 보이며 그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Rise Art

“비디오가 한식이라면 오디오는 일식, 중식집이라 비유한다. 오디오에 먹히는 콘텐츠가 있고, 비디오에 먹히는 콘텐츠가 있다는 말이다.”_최혁재, 스푼 대표


어쩌면 오디오와 비디오는 경쟁 대상이 아닌, 전혀 다른 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최혁재 대표에 따르면, 한국 비디오 시장 고객은 약 2,500만 명인 데 반해, 오디오 시장 유효 고객은 600만~700만 명입니다. 국내 시장 규모 등을 따졌을 때 아직은 비주류이자 작은 시장이죠. 오디오 시장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단언하진 못하지만, 우리의 두뇌는 들리는 정보를 훨씬 더 빨리 받아들입니다. 들리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보이는 것을 차단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요. 요즈음 저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듣는 효율성’이 언젠가는 조명될 것을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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