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앤 웰니스’ 라이프 스타일과 프로틴 식품 시장
어느덧 한 해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새해에 세운 목표들을 하나둘씩 돌아보곤 하는데요. 에디터의 올해 목표는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겠네요. 6개월간 주 3회 헬스를 실천하며 마침내 근육통을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는데요. 그런 에디터의 요즘 운동 후 루틴은 헬스장 근처 편의점에 들러 프로틴(Protein, 단백질) 음료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허기가 지는 날에는 음료보다 더욱 포만감이 있는 프로틴 에너지바를 구매하기도 하죠.
최근 편의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프로틴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국내 프로틴 식품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기 때문인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프로틴 식품 시장의 규모는 2018년 813억 원에서 2021년 3,364억 원으로 3년 만에 4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4,500억 원 규모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죠. 전문가들은 해당 현상을 흰 우유 소비량 감소에 대응하는 국내 유업체의 생존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원료인 원유 가격 상승과 저출산 여파로 인한 우유∙분유 섭취 아동수의 감소로 인해 흰 우유 소비량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요. 낙농진흥회가 발표한 유통 소비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013년 27.7kg에서 지난해 25.9kg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국내 유업체들은 당면한 위기를 해결하고자 성인을 타깃으로 한 프로틴 식품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프로틴 식품 브랜드로는 매일유업의 ‘셀렉스’가 있습니다. 매일유업이 2018년 론칭한 성인 영양식 전문 브랜드 셀렉스는 영양전문가의 선택이라는 콘셉트 아래 프로틴 음료와 프로틴 바 등 다양한 프로틴 식품군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 기준 셀렉스의 누적 매출은 4400억 원에 달하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흰 우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시점에서 새로운 타깃층의 니즈를 적절히 파악한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업계 관계자는 “저출산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지금껏 쌓아온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프로틴 식품군 시장의 확대는 단순히 흰 우유 소비량 감소에서 비롯된 현상만은 아닙니다. 최근 건강 관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트렌드가 식품 산업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데요. 개인의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적, 사회적으로도 완전한 웰빙 상태를 의미하는 헬스 앤 웰니스 라이프스타일은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자극적인 ‘마라탕후루’에 질린 소비자들은 이제 맛있는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며 생활 습관을 올바르게 교정하고자 노력 중인 것이죠. 이는 현재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저속노화’ 라이프 스타일과도 결을 같이 하는 지점인데요. 쌀밥이나 밀가루면 대신 혈당지수(GI)가 낮은 잡곡밥을 먹는 저속노화 식단은 신체 노화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우울감 해소 등의 정서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이러한 웰니스 열풍에 따라 식품업계는 맛과 영양을 모두 잡은 프로틴 식품군을 출시하며 건강에 주목하는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패키지에 ‘고단백’이라고 표기된 식품들, 정말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요? 똑똑한 소비를 위해서는 식품 업계의 교묘한 마케팅 수법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방식은 고의적으로 기준점을 모호하게 설정하는 것인데요. 총량 30-40g의 프로틴 바에 함유된 프로틴량을 100g 기준으로 부풀려 표기한다거나, 계란 개수를 기준으로 프로틴 함량을 표기하는 등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앞세운 사례가 여럿 존재합니다.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양의 프로틴이 함유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또한, 프로틴이 실제로 다량 함유된 식품이어도 당 함량이 높거나 다른 합성첨가물이 가미되었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포장지에 표기된 높은 프로틴 함량에 현혹되지 않고 전체적인 영양 성분을 꼼꼼히 점검하는 현명한 소비를 할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웰니스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프로틴 식품 시장은 고령화 사회 속에서 평소 식사만으로는 부족한 추가 단백질 섭취가 필요한 노년층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웰니스 라이프 스타일에 관심을 두는 젊은 층 역시 프로틴 식품 시장의 성장세에 꾸준히 기여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평소 프로틴 식품에 관심이 많은 에디터는 점차 규모를 확장하며 제품 다각화에 힘쓰고 있는 업계의 발전이 무척 기대됩니다. 독자 여러분도 오늘만큼은 운동 후, 건강한 프로틴 음료 한 잔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