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일째 기록)
무계획이 계획이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을 현실로 만든 여행.
주일이니까 성당에 가자는 계획을 세우고
모든 준비를 끝내니까 아이가 낮잠을 잔다.
오후 4시 30분에 드릴 미사는
저녁 6시 30분으로 늦춰지고
오히려 좋은 것들이 늘어난다.
일몰 시간 이후의 이동이라 선선해진 공기.
묵주팔찌를 보고 흔쾌히 길을 열어 준 성당.
관광객보다 현지인과 함께 바친 미사.
미사 후 성모동산에 오래 머무는 신자들의 마음.
구일기도의 지향을 되새기며
빨간머리 앤의 대사를 기억하는 저녁.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멋진 일이에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니까요.
+ 베트남 신자들은 손을 모으기보다, 공손의 표현과 기도의 자세로 팔짱을 끼고 미사를 드린다. 그들의 팔과 손에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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