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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아범 일기 Nov 13. 2024

#28 사랑한다는 말, 다른 말.

(942일의 기록)

 사랑한다.

이 말을 대신 할 수 있는 표현은 뭐가 있을까.


 밥은 먹었어? 천천히 먹어.

 건강은 괜찮으세요? 병원 꼭 가보세요.

 끼니와 건강을 염려하는 어머니와 나, 아이와 나의 대화에서 사랑은 꼭 '사랑한다.'는 말로만 발화되는 게 아니란 걸 느낀다. 그리고 대화에 말미에 꼭 주고받는 사랑의 동의이음어(同義異音語). 기도할게요.


찬양사도 크루 '열일곱이다'의 미녀보컬. 황수정 율리아나.


자신을 위한 기도를 아껴서,

자식을 위한 기도에 모든 걸 바치는

(중략)

엄마의 기도는 나를 숨쉬게 하네.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기도와 같은 노래로 한참을 울었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할 때의 결혼식 준비. 여러 제한으로 불안감이 클 때 날 위해 항상 당신을 봉헌하는 마음으로 모은 어머니의 손이 벅차게 고마웠다. 무작정 율리아나에게 전화해서 이 성가를 불러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고. 아이고.. 라며 함께 눈물지어 준 수정스런 마음이 아름다웠다. 덕분에 믿음이 불안을 대신하며, 경건한 혼인성사 후 내 삶은 많이 달라졌다.


 장례식장에 조문을 하러 갔을 때 우리가 통화할 즈음, 그녀의 삶도 많이 달라지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침샘암이 재발해서 다시 병마와 싸워야했던 시기. 그녀의 삶에 나의 눈물과 기도가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었길 바라며 기도한다.


수정씨. 노래해줘서 고마워요.

기도로 하늘과 땅이 연결되어있다는 걸 믿고 있으니, 기도할게요.

부디 주님 곁에서 평안하시길.


엄마가 자신을 나누듯이 장례식장에서조차 생전에 직접 만든 달력과 카드로 마음을 나누는 예쁨.몸도 마음도 모두 아름다웠던 그녀에게 다시 한 번 두 손을 모으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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