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을 쓴 이후 한달하고도 반 정도가 지났다.
상태는 많이 나아졌다.
그냥 아무것도 푹 쉬기만 한 날들을 보내다가, 계속 혼자 있으면 외로움에 상태가 더 안 좋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시간이 난 김에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호주에 있는 친척을 만나러 갈까 하다가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뉴욕여행을 가기로 했다.
엔저이면서도 돈을 못버는 상황에서 호텔비가 어마어마하게 부담스러웠지만, 다행히 동생이 자신이 출장다니면서 모아둔 마일리지를 쓰라고 기꺼이 내어주었고 덕분에 저렴하게 호텔과 항공권을 끊을 수 있었다.
뉴욕에 갔다가 한국에 잠깐 지내기로 계획을 세우고,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나 휴직중이라고 놀러오라고 얘기를 했는데 바로 시간내서 와준 친구들과 뉴욕가기전에 즐겁게 도쿄를 돌아다녔다.
뉴욕여행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 뉴욕에 여행으로 또 와도 내가 살 곳은 아닌것 같다! 라는 생각도 했다. 겉핥기의 10일간의 여행으로 뭘 얼마나 아냐 싶지만, 고생고생해서 비자받고 영주권을 얻고 할 정도의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건 다른 글에서!
뉴욕 여행 이후에는 엄마의 음식을 먹고 휴식도 하고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국회앞에도 가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쉬다 돌아왔다.
원래의 계획대로 1월에 회사에 돌아가려고 HR에 연락했는데, 복직을 해도 된다고 판단하기 전 산업의와의 면담이 필요한 상황에서 연말엔 스케줄이 안 될것 같다고 해서 정확히 1월 며칠에 돌아갈지 오리무중인 상황이 되었다.
돌아가겠다라고 연락을 하고 그냥 한 달 더 쉰다고 할껄 그랬나라고 후회하는 와중에 상사한테 잠깐 Zoom call을 할 수 있냐는 연락도 와서, 대체 무슨일을 하려고 그러나 라는 생각에 더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휴직에 들어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직변경과 함께 같은 Deparment에 있는 팀들도 다 찢어지고 소속되어있는 팀의 멤버들도 찢어지고 퇴사하고 아주 산산조각이 나있었다. 함께 이야기한 상사는 본래 7개의 팀을 관리중이었는데, 이를 한 팀만 관리하도록 확 줄이고, 팀 자체를 크게 만들려는 윗쪽의 지시가 있었다.
내가 휴직하기 이전에 상사가 앞으로 담당하는 팀으로 이동하고 싶고, 포지션도 변경하고 싶다고 얘기를 꺼냈었는데 마침 포지션이 생기니 1월에 복직하면 같이 갈 수있을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 팀의 내년 프로젝트 계획을 공유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오늘 한 번 더 통화하려 한다.
같은 팀으로 돌아가면 관둘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었는데, 내가 존경하는 사람의 밑에서 더 일하면서 배우고 싶었던 차에 어찌저찌 잘 풀린 것 같아서 일단 한숨 돌렸고, 일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내년에는 부디 올해만큼 힘들지는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