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라지지 않기 위해 쓴다」

즉각적인 반응에서 시작해, 기록으로 남다

by 새오

1. 즉각적인 반응이라는 유혹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쓰기로 한 이유가 또 하나 더 생겼다. 처음 시작했던 이유는 이 공간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었다.


내가 경험해본 글쓰기 플랫폼은 사실 많지 않다. 깊이 있는 사고를 적는다는 전제 아래 떠오르는 곳은 브런치 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 두 곳뿐이다. 요즘은 Thread나 X 같은 플랫폼도 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비교 대상은 이 두 가지다.


두 플랫폼을 비교했을 때 내가 단기적으로 느낀 차이는 하나다.
즉각적인 반응이다.


마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을 때 바로 눌리는 좋아요처럼, 브런치에서는 반응이 비교적 빠르게 돌아온다. 적어도 내 경험은 그렇다.


좋아요는 결국 도파민일지도 모른다.
그게 정말 중요한가에 대한 답은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반응이 있을 때 조금 더 살아 있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에 희열을 느껴서 글을 쓴다고 하면 내가 인정욕에 메말라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글쓰기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2. 글을 쓰는 진짜 이유


나에게 글쓰기의 시작은, 아무도 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감각에서 비롯되었다.

세상에 나라는 사람은 단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한데, 이상하게도 나는 자주 흐려지는 느낌을 받는다.


같은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 사회는 자꾸 ‘하나’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다르다는 감각이 때로는 자부심이 아니라 숨막힘으로 다가온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3. 기록은 나를 붙잡는 장치


어쨌든 나는 글을 쓰지 않으면 내가 조금씩 흐려지는 기분이 든다. 그 감각이 두렵다.


기억이 희미해지는 느낌과 비슷하다.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점점 사라질 것 같은 불안.


그래서 기록한다.

나중에 길을 잃더라도, 내가 남겨둔 문장을 따라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4. 작가가 아니라, 생존자


처음에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글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 행위에 더 큰 의미가 생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글을 쓰지 않으면 내가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돈에 대한 기대는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었다. 지금의 글쓰기는 성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나를 유지하기 위한 방식에 가깝다.


어쩌면 이것은 감정의 배출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만, 지금은 나 하나를 지키는 일만으로도 벅차다.


그래서 쓴다.

이 방식이 적어도 나를 조금은 살아 있게 만든다고 느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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