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구달을 추모하며

by 웅토닌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가 금년 10월 1일, 91세의 나이로 영면하셨습니다.

8_8idUd018svcb8jdqmj46ngz_qj5d0d.jpg?type=e1920_std 제인구달, 최재천 교수님

- 숲을 배경으로 한 존경하는 제인구달, 최재천교수님 사진이 제일 와닿습니다.

저 역시 어릴 적 꿈이 동물과 함께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타잔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제 집은 언제나 동물들로 가득했습니다. 개와 고양이는 기본이었고, 오골계와 당닭이 새벽이면 울어대 동네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오리, 칠면조, 메추라기까지 더해졌고, 수족관 속에는 열대어가, 다른 수조에는 메기·동자개·미유기·퉁가리 같은 수염 물고기들이 헤엄쳤습니다. 반려동물을 넘어 토종 야생동물들도 함께 지냈습니다. 고슴도치, 남생이, 자라, 거북이, 도마뱀, 꽃뱀까지... 한 번은 물뱀이 수족관을 탈출해 집 안을 온통 뒤흔든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는 실험용 흰쥐 한 마리를 데려와 오랫동안 함께 살았습니다. 그 아이는 늙어 죽을 때까지 제 곁을 지켰지요.

동물들과 함께하며 깨달은 것은,
‘동물은 언제나 착하지 않다’는 단순한 진실이었습니다.
그들도 질투하고, 욕심내고, 자기 영역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함께 살아가며, 조금씩 사람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야생에서 인간 사회로 들어와 ‘사회화’의 과정을 거치며, 결국 사람의 시각에서 ‘착한 존재’로 변해가는 것이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알게 된 더 깊은 깨달음은, 인간이 야생의 보이지 않는 세계 미생물, 세균, 바이러스까지 완전히 인간 사회화 할 수 없다면, 결국 인간 사회와 야생의 영역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경계를 무너뜨릴 때, 자연은 병들고 인간도 함께 상처받습니다.

저는 제인구달처럼 생태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동물생리학을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순수자연과학만으로 업을 이어가기에는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자연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알기에, 저는 전공도, 직업도, 자연과의 연결고리를 잇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명사들의 마지막 한마디: 제인 구달〉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도널드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시진핑, 베냐민 네타냐후를 우주선에 태워 보내버리고 싶어요.” “그들이 다시 태어난다면 고통받는 실험동물로 태어나길 바랍니다.”
그 말에 정말 깊이 공감했습니다.

그녀는 평생을 인간의 오만함과 싸우며, 지구의 생명들을 위한 목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다시 흙과 바람으로 돌아갔지만, 그 영혼은 여전히 숲 속 어딘가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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