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터치

뭐 어쩌라고ㅡ

by 웅토닌

SNS를 켜는 순간부터 우리는 만져진다.

아니, 만지라고 요구받는다.

누르라하고, 터치하라 하고, 반응하라 한다.

생각은 묻지 않는다.

뭐 어쩌라고.


화면은 능청스럽다.

“이거 보고도 안 누르면 당신만 손해.”

손해라는 단어는

이성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그래서 별생각 없이 두 번을 친다.

이때 뇌는 외출이 아니라

아예 퇴근이다.

“의사도 몰랐던 사실.”

두 번을 치면 나온다.

.

.

.

“잠을 잘 자야 합니다.”

의사는 몰랐고,

인류는 구석기부터 실천 실패 중이다.


“이 행동 하나로 수명이 늘어납니다.”

두 번을 치면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

.


“스트레스를 줄이세요.”

그 말을 듣는 동안

광고 두 개, 협찬 하나,

그리고 분노가 추가된다.

수명은 모르겠고

혈압은 확실히 오른다.


두 번 터치의 위력은 대단하다.

사람을 설득하지 않는다.

이해시키지도 않는다.

그냥 반응하게 만든다.

궁금증은 미끼고,

목적은 클릭이다.


내용은 아무래도 좋다.

보통이라면

한 번 허무함을 느끼면

다음엔 안 눌러야 정상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 번 터치”를 요구하는 영상은

번식이라도 하듯 늘어난다.


이쯤 되면 정보가 아니라

기스라이팅.

또 두 번을 친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다고...

이번엔 욕이 튀어나온다.

화면을 향해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생각하기 전에 반응하게 만드는 사회는

인간을 점점 단순한 생물로 만든다.

조건반사, 보상, 반복.

아메바와 다른 점은

와이파이를 쓴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요즘 가장 위험한 행동은

비판이 아니라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 터치하지 않는 순간,

뇌는 돌아오고

인간도 잠시 복귀한다.


생각 없이 반응하는 인간은

알고리즘이 키운 단세포생물이다.

반응하지 않는 순간, 생각이란 걸 한다는 거고

그제야 사람으로 돌아온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