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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Oct 04. 2022

소중한 친구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

드로잉 에세이

              

문득, 자주 볼 수는 없지만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몹시 고맙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어제가 그랬다.

한 친구와 며칠 전 전화통화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십여 년을 친하게 지내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그 친구가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큰 힘이 되어주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 그때 내가 그렇게 지낼 수 있었던 게 그 친구를 만나서 그런 거였구나. 내가 직장 생활하면서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었던 것도 그 친구의 도움이 컸구나, 하면서.

그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내가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을 한 번쯤은 하고 싶어졌다.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카톡에 몇 자 적어보았다. 편지나 좀 더 고상한 방법들도 있겠지만, 피차간에 무척 쑥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말을 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통 못 만났고, 내가 그리 넉살 좋은 사람도 아니고.

해서 그냥 카톡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난 직장을 안 다니지만 그 친구는 아직 직장생활 중이어서 바쁜지 곧바로 메시지가 읽히지는 않았다.

지울 기회가 있었지만 꾹 참고 지우지 않았다.


드디어 답장이 왔는데,

“나에게도 소중한 친구란다. 우영우 드라마처럼 봄날의 햇살 같은 친구야. ㅋㅋㅋ"

이런 말로 시작하는 짤막한 답변이 왔다. 친구의 답장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좋은 친구로 지내자"는 말로 끝났다.


기분이 좋았다. 친한 사이에도 마음을 한 번씩 전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에 가장 소중히 여기는 친구에게 지난날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쪽지를 받은 적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 내가 받았던 경험 때문에 나도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중한 마음은 서로 통하고 전달되는 것일까?


그때 나에게 고마움을 전했던 친구는 학창 시절부터 내가 손에 꼽을 만큼 소중한 친구였고 존경할 만한 점을 많이 갖고 있는 친구였다. 그런 친구에게 별로 잘 날 것도 없는 내가 그런 감사 문자를 받다니, 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오늘 내가 감사 톡을 보냈던 친구는 이 친구와는 결이 다른, 사회에 나와서 만난 친구였다. 그럼에도 참 마음이 잘 맞았고, 이래저래 힘이 되었다.      

   

서로의 감정을 나누며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친구가 몇 안되긴 하지만, 그 친구들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를 생각하며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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