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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Nov 20. 2022

고양이와 개, 그들의 세상살이

재미로 보는 성격유형 테스트-개의 유형, 고양이 유형

들고양이와 들개


며칠 전 아침, 아들 등교 라이딩을 위해 차를 몰고 가던 중 있었던 일이다. 학교를 가려면 반드시 거쳐서 가는 사거리가 있는데, 사방 도로의 신호등이 동시에 켜지는 곳이다. 마침 죄회전을 하기 전에 신호가 바뀌어 정차를 하고,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때로는 초등학생 아이가 길을 건너기도 하고, 아들과 같은 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길을 건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 날은 고양이 한 마리가  사람들과 나란히 거의 같은 속도로 천천히 길을 건너는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검은 무늬가 있는 하얀 고양이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자연스럽던지, 저 고양이는 혹시 자신이 사람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는 것을 기다렸다가 건너는 것일까, 아니면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것을 기다려 눈치껏 건너는 것일까. 긴장하고 있는 상태라면 조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뛰듯이 길을 건너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


이윽고 신호가 바뀌어 좌회전을 하면서 얼핏 보니 고양이는 여전히 뛰지 않고 걸어서 인도를 이용해 갈 길을 가고 있었다. 신기했다. 마치 애니메이션 <고양이의 보은>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은 모습. 행인들도 워낙 익숙해서인지 고양이가 보이는 모습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들고양이들은 어느새 '도둑고양이'에서 '길냥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들이 되었다. 숫자가 너무 많아져 사람들이 위협을 느끼기 전까지는 아마도 큰 어려움 없이 인간세상에 섞여서 살아가리라.


만일, 길을 건너는 동물이 고양이가 아니라 개라면 어땠을까? 개가 혼자서 사람과 같은 속도로 길을 건너고 있다면? 옆에 가는 사람이 주인이겠거니 생각할 것이다. 특히 작은 개의 경우에는. 만일 제법 큰 개가 도시의 횡단보도를 목줄도 주인도 없이 건넌다면? 아마도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얼마 안가 경찰에 신고를 할 것이다.


 얼마 전 공원길의  나무에 묶여있는 작은 개를 본 적이 있다. 귀엽게 생긴 하얀 털북숭이 개였는데, 주인이 무슨 급한 일이 있었던지 개만 묶어놓고 사라져서, 개는 혼자된 불안감에 이리저리 왔다 갔다 움직이며 짖어대서 주변을 온통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가까이 가서 달래 보려고도 하는 듯 보였지만 개는 굉장히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여주었다. 개들은 혼자서 돌아다니면 길 잃은 개나 버림받은 개로 취급받아 보호소로 갈 가능성이 높다. 고양이처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인과 함께 있을 때는 한없이 사랑을 받는 존재일지 모르지만 주인이 없는 개는 차라리 숲 속에 사는 늑대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이다. 요즘은 버려진 개들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뉴스가 가끔 나와서 시골의 한적한 길을 산책하다 보면 혹시 들개를 만날까 두려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의 세상살이


개와 고양이의 세상살이는 이렇게 많이 다르다. 개에 비하면 고양이는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개와 고양이의 운명은 왜 이렇게 달라진 걸까?

오래 생각해보지 않아도 개와 고양이의 생존 방식이 다른 이유를  가늠할 수가 있다.

고양잇과 동물은 짝짓기 철을 제외하고는 거의 혼자 생활한다(물론 예외적으로 사자처럼 무리 지어 사는 동물도 있지만). 때문에 고양이는 독립적인 생활에 익숙한 반면, 늑대와 같은 종류의 동물인 개는 본래 무리 지어 사는 것이 익숙한 동물이다. 게다가 개들은 감정이 풍부해서 외로움도 쉽게 느낀다.  개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오히려 편하고 좋을 것이다.

또 다른 점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고양이는 체격이 크지 않아서 인간에게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개는 체격이 조금만 커도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준다. 설령 독립적으로 살고 싶은 개가 있더라도 혼자 길에서 생활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개와 고양이의 특성이 쉽게 바뀔 리도 없고,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로 보는 성격 유형 테스트 -개의 유형과 고양이의 유형


네발 달린 동물로서는 개와 고양이만큼 사람들 틈에 섞여 자유롭게 혹은 사람을 의지하며 사는 동물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사람 사는 모습도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개처럼 홀로 있으면 불안하고 의지할 대상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양이처럼 독립적인 삶을 오히려 좋아하고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사람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고양이의 성향과 개의 성향을 둘 다 가지고 있고 어느 한쪽이 조금 더 강한 것일 뿐이지만.


 사람들의 성격유형을 혈액형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MBTI유형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개와 고양이의 유형으로 구분해서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의로 생각해본 것이므로 신빙성은 없음^^)


개의 유형: 정이 많다. 혼자 있는 것이 견디기 힘들다. 지저분한 편이다. 충성심이 강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는 편이다. 사랑받는 것을 좋아한다. 애정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고양이의 유형: 냉정한 편이다. 혼자 있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깔끔한 것을 좋아한다. 충성심이 약하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상대방에게 나를 맞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랑받는 것에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마음 내킬 때만 애정표현을 한다.


나의 경우에는 고양이의 유형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물론 성향은 자주 바뀐다.

 어린 시절에는 개를 많이 좋아했는데, 요즘은 고양이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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