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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판 Nov 01. 2022

나의 어깨 치료 이야기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치료 사례 나눔





내가 재활의학과에 간 이유


증상이 비슷한 분들이 있을 것을 생각하여 내가 재활의학과에 간 사유를 이야기하자면 지난겨울에 집중 치료를 받아서 많이 호전되었던 오른쪽 어깨가 다시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왼쪽 어깨도 덩달아 나빠지는 느낌이 들었으며, 어느 날부터인가, 전에는 잘 되었던 양반다리를 하기가 힘들어졌고, 다리 꼬기도 제대로 안 되었으며, 그중 특히 걱정이 되었던 것은 자고 일어날 즈음 오른손이 뻣뻣해진 느낌이 들면서 주먹을 쥐기가 힘들어지는 증상 때문이었다. 정형외과를 갈 수도 있었지만 몸의 기능 불능을 교정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받고 싶다는 생각에 재활의학과를 선택해서 가게 되었다. 물론 필요하면 영상 사진을 찍을 각오도 되어있었다.


  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의사의 조언

    

나의 이러저러한 증상을 들은 의사는 모든 증상을 다 봐드릴 순 없다며 어깨의 기능장애에 집중했다.


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능은 안 좋아지는 만큼 몸을 아껴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손가락이 굳는 느낌에 대해서는 부어서 그런 증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두 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몸의 여기저기에 한꺼번에 이상이 오는 것은 전신적인 면역질환(류마티스성 관절염 같은)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필요하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런 질환의 경우 증상이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쪽에 온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자 오른쪽이 주로 증상이 있지만 왼쪽도 조금 있는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원인은 많이 사용해서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이전보다는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현재 하는 정도의 자판 두드리기나 손글씨 쓰기가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양반다리가 잘 안 되는 것에 대해서도 일단은 스트레칭 등으로 노력을 해보라 하시면서,


운동치료를 받다


이왕에 진료를 봤으니 운동치료를 받아서 제대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오른쪽 어깨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집중해보자고 했다. 정말 회복이 될 수 있겠느냐고 하자, 물론 된다고 했다.

'그래! 이번에 완전히 나아버리자'라고 생각했다. 일단 여섯 번의 운동치료를 받아보기로 했다.

당일 운동치료는 안되었고, 운동치료실의 스케줄에 맞추어 비어있는 시간으로 치료 날짜가 정해졌다.      

이틀 뒤 처음으로 운동치료를 받았다. 운동치료사는 먼저 내 팔을 이리저리 움직여보고 어깨관절을 만져보고 하면서 어깨 상태를 분석했다. 생각보다 많이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몇 가지 스트레칭을 시켜주고 집에서 해야 할 운동방법을 알려주는 것으로 30분의 운동치료과정은 끝났다.      




지난 겨울의 어깨 통증과 치료


다시 어깨 치료를 시작하다 보니 지난겨울에 어깨 통증 때문에 고통스럽게 지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 오른쪽 방향으로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잠을 깨는 일이 잦아졌다. 이상하다, 왜 이렇게 불편하지? 난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가끔 등의 견갑골부위가 불편하기는 하지만 어깨까지 이렇게 아프진 않았었는데. 잠잘 때 어깨가 아픈 횟수가 점점 늘어났고, 낮에 활동 중에도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손을 뒤쪽으로 올리는 것도 거의 힘들어졌다. 오십견이 온 것 같았다. '일단은 운동으로 노력을 해봐야지.'라고 생각을 정했다.


어깨가 안 좋으면 푹신한 요나 침대 위에 눕기도 고통스럽다. 그렇다고 너무 딱딱한 바닥도 어깨가 려서 잠을 자기 힘들다. 한마디로 허리나 어깨가 안 좋으면 편한 잠을 자기가 쉽지 않다.

유튜브에서 관련 증상에 따른 운동방법을 찾아서 적용해서 시도해보기 시작했다. 뜨거운 찜질도 가끔 했다. 조금 좋아지는 듯했으나 새벽에 어깨가 아파서 깨는 증상은 견디기 힘든 고역이었다. 추운 겨울이어서 더 증상이 심한 것 같았다.


두 가지 스타일의 정형외과


안 되겠다. 더 나빠지기 전에 병원에 가야겠어. 나는 마음을 정하고 어느 병원을 갈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는 두 군데의 정형외과가 있었는데, 두 정형외과의 스타일이 많이 달랐다. 한 곳은 좀 일상적인 수준에서 평범한 정도의 진료라면, 한 곳은 과잉진료가 아닌가 싶게 이것저것 치료를 하고 치료비도 상당히 많이 들었다.


첫 번째 정형외과


나는 고심하다가 평범한 수준의 정형외과에 가서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병원에 갈 당시에는 오른팔을 뒤쪽으로 올리는 것은 당연히 안되고, 앞쪽으로 높이 들어 올리면 통증이 심하게 오는 지경으로 나빠져있었다.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를 만났다. 의사 선생님은 증상에 비해서는 초음파상의 어깨 상태는 아주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물리치료를 열심히 받으면서 약을 먹어보라고 했다.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물리치료를 받았다. 온찜질과 전기치료와 잘 모르는 무슨 치료 한 가지 더. 두 번 정도 물리치료를 받았나 보다. 조금 좋아진 느낌이 들었는데, 물리치료를 더 받고 싶은 마음이 안 들어서 그만 가고 말았다. 물리치료가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코로나 시국인데 치료용 침대를 제대로 소독이나 환기를 시키지 않는 상태에서 실시하는 것도 마음에 걸렸고, 성의 있게 해주는 느낌이 적었다.


두 번째 정형외과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하면서 참아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어서 간 곳이 다른 한 정형외과였다.  다소 과잉진료를 하는 느낌의 병원이었지만 전에 허리가 아팠을 때와 왼쪽 어깨가 안 좋았을 때 치료를 받고 많이 좋아진 기억이 있는 병원이었다. 7년 만에 다시 갔나 보다. 의사도 치료사항을 관리하는 실장님도 전에 보았던 느낌보다는 좀 더 나이가 들어 보였다. 세월의 흔적일 것이다.

내 진단명은 회전근개파열+석회화+퇴행성 변화 등 복합적이었다.

역시 이곳에서는 초음파로 상태를 보면서 주사치료를 받았고, 일반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받았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처음 받아봤는데 생각보다 고통스러워서 다음에는 안 받겠다고 해야지 하고 결심했다. 그런데 결심이 무색하게 치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당위성의 설명에 못 이겨 계속 받아야 했다. 원리가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피부를 문지르는 방망이가 어느 지점을 지나갈 때는 마치 무거운 돌덩어리에 몸이 짓눌리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물리치료사에게 약하게 해달라고 요청을 해야 했다. 너무 약하게 하면 치료효과가 적다고 했다. 그래도 그 통증의 느낌이 너무 싫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일곱 번 정도 다녔나 보다. 갈 때마다 주사치료도 꼭 받았다. 주사치료는 초음파 사진을 보면서 몇 가지 약제가 섞인 물질을 어깨에 직접 주입했는데 고통이 상당했다. 두세 번 정도 치료 후에는 어느 정도 상태가 안정되었는지 운동법을 알려주었다. 치료 시작할 때부터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방법을 절대 따라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염증이 심할 때는 유튜브의 운동법들이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았다.  

*병원에서 알려준 운동법은 서서 몸을 90도로 굽히고 한쪽 팔은 책상이나 의자에 지탱한 채 아픈 쪽 팔을 아래로 늘어뜨려 힘을 빼고 시계추가 움직이듯이 좌우로, 앞뒤로, 그리고 둥그렇게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기,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기. 이 네 가지 동작을 처음에는 좁은 각도로 하다가 차츰 통증이 없는 수준으로 각도를 넓혀가는 것이었다. 횟수는 정확하게 생각나지 않는다. 20번 정도 반복에서 횟수도 차츰 늘려갔던 것 같다.


 여섯 번째부터는 왠지 덤으로 가는 느낌이 들어서 치료를 멈추기로 했다. 잠자면서 느끼던 어깨의 통증도 많이 사라졌고, 병원에서 알려주는 운동을 하면서 어깨의 기능도 많이 돌아왔다. 물론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비용도 많이 부담되었다. 과잉진료처럼 느껴질지언정 이 병원에서 나는 다시 상당히 치료가 된 셈이었다.    




재활의학과 어깨 치료 후 현재 상태


어깨 운동치료는 여섯 번 예약되었지만, 두 번밖에 가지 않았다. 대학병원의 운동치료실이다 보니 상태가 심한 환자들의 치료를 주로 해서인지 나의 상태는 썩 심각하게 보는 것 같지 않았다. 그래도 열심히 방법을 알려주긴 했는데 두 번 하고 나니, 집에서 운동치료사가 알려준 방법대로 내가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운동치료를 받을 때 운동치료사가 반드시 횟수를 채울 필요는 없는 것처럼 얘기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하루 한번 정도는 운동치료실에서 알려준 대로 팔운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90프로 정도는 가동범위가 회복된 것 같다. 어깨 스트레칭과 폼롤러를 이용한 등 마사지가 도움이 되는 건지 전반적인 통증도 상당히 줄어들었다. 운동은 양쪽 어깨를 다 하고 있다. 왼쪽 어깨도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유튜브에서 알려주는 방법들도 나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통증이염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치료가 먼저 된 후에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어깨같은 관절들이 경직돼서 상태가 더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추워지기 전에 부지런히 운동(스트레칭, 걷기)해서 몸을 유연하게 풀어줌으로써 올 겨울을 무사히 보내는 것이 현재 내 건강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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