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13.(금)
수업마치고 교실을 나서려고 문을 향하는데 앞자리 책상에서 내 시선을 잡아 끄는 게 있었다.
도적 2!
이것은 교과서 튜닝!
도덕이 도적되는 것 정도는
교과서 튜닝에 있어서는 고전에 속한다.
그래도 일단 보았고. 멈췄고. 시선을 두고 있으므로.
오호 ~ 일단 감탄모드로.
내 반응을 본 학생이
다른 것도 보여드릴까요?라며 서랍속에서 교과서를 하나씩 꺼내어 책상위에 늘어놓는다.
읽으면서 맞춰보시라.
-염산
-생활
-(수학)왜함
-구현
-우주학살
-으악
-가출과정
프하핫거리면서 웃고 있으니까 다른 학생이 책을 들고 나타난다.
'선생님, 제 거도 봐주세요.'
-기술의 발전과 가정의 파탄!!
영어교과서는 어떻더라? 표지를 보여달라 하니,
멀끔하다.
왜 안 했냐고 물으니
English라고 영어로 써져 있어서, 어떻게 하는 게 안된단다.
프핫...
아이들 덕분에 많이 웃었다.
이 글을 쓰기 전 교과서튜닝을 검색해 봤다.
오, 세상에!
길고 지루한 수업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처절한 두뇌 가동의 산출물이라고 할 만하다.
그리고 단지 언어의 튜닝정도가 아니라
교과서 표지와 제목의 폰트에 맞춘 디자인 감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감성을 담고 있는 창의적 작품이라 할 만 한 사례들도 많다.
역시나, 그 말이 옳았다!
사람은 지루함의 시간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
추석, 며칠간의 휴일 속에 잠시 지루함을 느끼며, 엉뚱한 생각도 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