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의 적 혹은 도구로서의 Ai
21세기 4차 산업혁명의 제일 큰 이슈는 아마도 요즈음 나오고 있는 ChatGpt, Midjourney등등의 Ai를 이용한 예술과 다른 영역의 협업일 것이다. 그 중에 최근 'Demonflyingfox'라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ChatGPT, Midjourney, Elevenlabs 그리고 D-ID를 활용한 발렌시아가 Balanciaga의 패션쇼 영상은 실제 광고라고 믿을 정도로 가히 충격적이다.
그 영상들을 만드는 방식은 예상 외로 간단하다.
1) ChatGPT에게 20년 경력의 발렌시아가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하며, 런웨이 쇼를 위해 가장 유명한 10명의 건축가에게 발렌시아가 제품을 입혀주고, 각각의 캐릭터 이름과 작품명을 적어달라고 입력한다.
2) 여기서 얻은 Script를 가지고 Midjourney의 Discord를 이용하여 해당 건축가가 발렌시아가를 입은 이미지를 추출한다.
3) ElevenLabs로 이동하여 기존의 음성데이터를 이용하여 원하는 텍스트를 통해 해당 건축가가 원하는 말을 하는 음성 데이터를 추출한다.
4) D-ID로 이동하여 앞서 추출된 음성데이터를 넣어주면, 해당 사진이 말하는 것처럼 동영상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
웹 상에 레퍼런스 Reference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사진 그리고 음성 데이터들이 있다면, 우리는 굳이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과 거금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내가 원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하여 변하는 예술가 및 건축가 영역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표현하는 욕구를 도와주는 Ai"
앞선 예시에서 살펴볼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점 중 하나는 우리가 예술의 영역에 대하여 논하고 창작을 할 때 그 허들이 전문가의 영역에서 일반인의 범위까지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만 있다면 Chatgpt는 인간의 빈 지식을 충족시켜 주며 욕망을 실현시켜 준다. 이러한 현상은 마치 디자인을 할 때 일반인들에게 제도판과 삼각자를 쥐어주는 것이 아닌, 개인 건축가를 한명씩 붙여주는 것과 같은 효과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일반인에게 디자인에서의 자율성을 부여해 주지만, 반대로 일반인이 건축가에게 점점 요구하는 사항이 없어질 것이다. 자신이 궁금해하고 할 수 없었던 영역인 조명의 색, 테이블 배치, 마감재료 등등은 프로그램에서 몇번의 클릭을 통해 원하는 공간감을 얻어낼 수 있다. 따라서 점점 건축가는 존재가치는 없어지며 결국 소멸될 것이다.
반대로 이러한 Ai의 발전은 일반인에게 표현의 자유의 기회를 주었지만, 건축가에게는 한층 발전된 설계도구를 주었다. 늘 그렇듯 도구의 발전은 인간의 능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주며 조금 더 나은 결과물을 도출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상상하고 있던 모호한 이미지를 비교적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모델링을 통해서가 아니라 Midjourney에 몇 가지 키워드로 이미지를 구체화 할 수 있어졌다.
"모호한 알고리즘의 명확성"
두 번째는 내부 알고리즘의 구성식에 관련된 이야기이다. 어쨋든 기존의 건축의 영역에서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하나의 프로세스를 거치는데, 그것이 우리는 그 디자인의 프로세스, 디자인 알고리즘 Design Algorithm 이라고 부;른다. 건축을 하는 사람들의 종류가 분업화 되고 기술이 고도화 됨에 따라, 한 건물을 짓기 위해 필요한 사람의 수는 점점 늘어 왔다. 그 규모가 커지자 시스템이 생기고 회사가 만들어졌으며, 각자의 회사들은 자신 나름대로의 '디자인 알고리즘 Design Algorithm' 을 가지고 있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G- 회사는 대상지 모델을 만들고 용적률 건폐율 계산은 물론이고 그래스호퍼 Grasshopper와 연동이 되어 자동으로 만들어지고 공사비가 산출되게 되는 프로그램이 있다.
"건축가의 시각적 도구 Ai"
현 시대 건축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말한다. 과거에 내가 건축가를 했으면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그 이유인 즉슨 과거에 했던 건축적 표현방식, 손으로 그리는 도면들과 직접 잘라서 만드는 모형을 만드는 것이 건축을 잘하는 척도 중 중요한 척도로 작용하였는데, 현 시점에 건축을 배우고 익히는 친구들은 그러한 측면 보다는 얼마나 모델링을 능숙하게 잘 하고, 명령어를 잘 아느냐 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현 시점에는 어떠한가. 손으로 모델을 만들지 않아도 렌더링이라는 기법으로 내부를 상상 가능하고 심지어는 VR기기와 연동하여 실제 그 공간 안에 있는 느낌을 구현할 수 있다. 기기와 기능이 세분화되고 다양해 짐에 따라 건축가의 역할 또한 달라진다. 우리는 이제 공간을 빈 대지에서 부터 시작하는 'Zero Base'가 아닌 이미 Ai 가 설계 해 놓은 안을 가지고 그곳에서부터 출발하는 디자인 방식이 될 것이다. Midjourney와 DallE가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4개의 옵션들은 그 옵션들의 차이와 반복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킨다.
"객관적 근거 지표"
기존의 인간이 건축을 만들어 내는것은 굳이 변수 Parameter들로 따지자면 '취향'과 '선입견'들로 가득차 있어서 각자의 디자인 역량이 어느 정도를 뛰어넘지 않는 이상 한계가 있었고 이것은 거장이라고 불리며 각 건축가들의 디자인 언어 Design Language로 통용 되어 왔다. 하지만 Ai는 어떠한 하나의 경향성 보다는 데이터들의 상관관계의 분석을 통하여 새로운 것을 도출해 내며 도출해 내는 방식 자체에서 '취향 및 선입견' 등의 주관적인 요소들이 반영되지 않는다. 이 점은 오히려 우리가 새로운 디자인 세계와 해결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지도 모른다는 긍정적인 희망을 가지게 된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쥐어준 것 처럼 Ai는 설계자에게 디자인 퀄리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능력 및 가능성을 부여해주었다. 또한 미래에 과연 건축가들의 역할과 직무는 어떻게 될지 그리고 언제 바뀔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흐름에 놓여져 있으며 결과적으로는 건축가 아니라 디자인 잘 하는 프로그래머가 살아남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예측만 할 뿐이다. Apple이 잘나가는 디자인 회사가 되며, Google이 더 잘나가는 디자인 회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일반인과 건축가 모두에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