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그가 모르는 장소

by 수환

그가 모르는 장소

신경숙



자연은 때가 되자 정확하고 치밀하게 오차도 없이 땅을 뚫고, 나무 가지를 지지대 삼고, 감추어져 있던 만물들이 거친 찬 바람에도 초록색을 뽐내며 마당 뒷뜰 뽕나무 가지에서 자신들이 있어야 할 뽕잎이 세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다 읽었다.

집에서 좀 처럼 집중을 하지 못하자 동네 도서관에 갔다. 손에는 발표할 신경숙의 '그가 모르는 장소' 대상을 수상한 작품을 들었다.


오후 5시 도서관이 문을 닫는다는 방송이 흘러 나왔다. 이미 하교를 하고 도서관을 찾아 온 무리의 남여 학생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장을 읽고 서둘러 도서관을 나와야 하는데 몇 분동안 그대로 의자에 앉아 책 내용을 뒤집어 보았다.


"엄마, 나 이혼 할려고해"

아들의 입에서 나온 '이혼' 단어를 들어야 하는 엄니 그리고 그 모진 단어를 목구멍에서 토해 내는 아들.


..




봄 비

수환


노란 꽃잎에

하얀 두개 날개를 접으며

살포시 내려 앉는다


이른 아침

맺힌 한 방울

애처롭게 생명을 유지 하고 있네


나비의 날개짓에

노란 꽃잎에

겨우 버터 있던 빗물 한 방울 떨어지네


하얀 나비

꽃술에 맺힌 꽃가루 훔치며

흔적을 감추며 날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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