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그간 잘 지내셨지요.
이메일 등장으로 이제는 손 편지를 받거나 쓰지는 경우가 드물게 되었습니다. 며칠 혹은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으로부터 해방이 되었으나 기다리는 설렘의 감정을 잊게 되었습니다.
저가 생활하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엘리코시티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도심 안에 센티미터로 공원에 호수를 바라보며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있습니다.
이곳은 주변 주민들이 찾아와 느린 걸음으로 걷거나 빠르게 뛰거나, 혹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로 붐비는 것입니다.
저도 오늘 일요일 아침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고 있습니다. 저의 늦은 걸음걸이 속도는 뒤를 따라오는 사람들이 쉽게 추월하기도 합니다. 빠르게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사람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맺혀있고 그의 숨소리는 거칩니다. 그가 저의 옆을 빠르게 지나갑니다.
젊은 여자는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저처럼 느긋하게 걷으며 저를 지나갑니다.
저마다 다양한 모습과 속도로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인생도 같은 공간과 서로 다른 속도로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공원 주변에 있는 빈밴치에 앉아 저를 지나치는 사람들을 그냥 바라보고 있습니다. 속도가 전혀 없는 그냥 앉아 있는 저는 순간 무리에서 벗어난 멈춤의 육신의 정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영육(영혼과 육체)이 강건하고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고 합니다. 육체의 강건함을 유지하기 위해 힘쓰며 달리고, 좋은 음식을 찾아 먹습니다. 정지된 육신에서 벗어난 영혼을 위해 나는 얼마나 애쓰고 있나?
질문은 저에게 염불/기도를 떠오르게 합니다. 지금 벤치에 앉아 마음속으로 듣고 알게 되었던 관세음보살 하며 읊조리게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