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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월 May 30. 2024

오픈 하우스 하는 날

2024/05/29

오픈 하우스 하는 날

사람들이 살 집을 보러 가는 것을 오픈 하우스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월세를 렌트라고 부르는데 어제 집주인이 렌트 공고를 올렸기 때문에 오늘 사람들이 집을 보러 왔다. 5시 반부터 6시까지 거의 열 팀 정도가 왔다 간 것 같다. 집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집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하루 만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오고 바로 다음 날 보러 온 것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우리 집이 좋다는 얘기이기도 해서 이사 가는 것이 새삼 시원 섭섭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우리 동네 소개 글도 쓰고 싶다. 시애틀에 있는 그린레이크 동네인데 호수 주변에 산책로가 너무 잘 되어 있어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시애틀 명소이다. 날이 좋은 여름날에는 호수에서 보트나 패들 보드를 빌려 놀 수도 있다. 남편은 많은 사람들이 집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질문을 한 것이 나름 재미있었나 보다. 설명하는 것을 꽤 좋아하는 편이어서 오픈 하우스를 하루 더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나는 왠지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어딘지 불안했다.


오픈 하우스를 하면서 좀 곤란했던 부분은 역시 신발이었다. 이제는 그래도 아시안 문화인 집 안에서는 신발을 벗는다는 사실을 많이들 알고 있기 때문에 현관문에서 신발을 벗어 달라고 부탁하는 것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신발을 벗기만 하고 맨발이나 양말을 신은 채로 우리가 보통 신발을 신는 더러운 공간들 - 가라지 공간이나 백 야드 - 에 갔다가 그냥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와서 바닥에 더러운 것들이 떨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 다녀간 뒤로 집안 전체를 다시 다 청소기를 돌려야 했다.


다녀간 많은 사람들이 좋은 표정이었고 몇몇은 꽤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다. 오늘 다녀간 사람 중에 몇 명이나 집주인한테 연락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첫 세 팀이 전부 계약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다시 오픈 하우스를 할 일은 없을 거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것도 마지막 팀을 보내자마자 온 연락이어서 집을 보고 가는 길에 다들 바로 연락을 했었나 보다. 집을 사는 것도 경쟁이 심하지만 월세 찾는 것도 동네에 따라서 꽤 경쟁이 심하다. 내가 전에 살던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는 (아주 오래전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체크를 들고 다니면서 오픈 하우스 자리에서 바로 계약서를 쓰고 계약금을 주곤 했다.


오늘 먹은 점심, 저녁

점심 - 라비올리 / 저녁 - 돼지불고기와 샐러드, 미소 된장국

라비올리는 동네 PCC라는 마트에서 사 왔다. 라비올리는 이탈리아식 만두 같아서 자주 해 먹는다.

돼지불고기는 간장이 아니고 참치 액젓으로 간했는데 꽤 맛있어서 다음에도 또 해 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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