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이어짐
띠로리로리
60대정도로 보이는 엄마뻘 고객님이 들어오신다.
“어서 오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안경을 하러 왔어요. 올해 벌써 안경이 7개째네요.”
고객님이 쓰고오신 안경을 받아 시력검사 준비를 진행했다.
“김○○씨가 추천해줘서 왔어요.”
익숙한 이름이었다. 얼마 전 오빠와 함께 와서 안경을 맞추신 고객님의 지인이라는 사실에 뿌듯함과 함께 책임감이 더욱 생겼다.
“가까이 보는 것과 멀리 보는 것, 두 개가 필요해요.”
고객님은 내가 묻기 전에 한발 빠르게 필요한것들을 이야기 해주셨다.
시력 검사를 진행한결과.
“오늘 운전용이랑 돋보기 하나씩 하려고 오신 것 같은데, 선글라스도 쓰셔야 할 것 같아요.”
문진을 해본 결과 시력저하와 건조증이 문제였다.
“그래요?”
“네, 지금 고객님의 상태를 여러방면으로 살펴봤는데, 눈이 크게 나쁘지는 않으시지만 피로감을 줄여주기위해서 선그라스까지 꼭 착용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요? 아, 나는 왜이렇게 눈이 나쁜 것 같지.”
“아무래도 눈이 좋았던 만큼 나빠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힘들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요즘 자꾸 여기저기 부딪혀요. 내가 덜렁거리는 사람이 아닌데 왜 이러지 싶어요.”
“원래는 눈이 좋으셨던 분들이 눈이 나빠지면서 거리감이 떨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몸을 뒤로 돌리며 책장에 '안경만' 부딪히는 것을 연출하자 고객님이 “맞아요 맞아!”라고 격하게 호응하셨다.
“아무래도 지금 착용하고 계시는 안경이 도수도 살짝 안 맞았고 신체 변화로 인한 부분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을 거예요.”
“늙는 것이 서럽다.”라는 다양한 하소연에 “건강한 사람들이 아픈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듯이 건강하셨던 고객님의 떨어진 컨디션이 이해가 가지 않으실 뿐이었던 거고, 이제 새 안경에 적응하시면 부딪히는 일은 금방 줄어드실 거예요.”라고 설명해 드렸다.
한참 푸념을 하시던 고객님의 표정이 누그러지셨다.
“김○○씨가 엄청 추천을 하더니 오길 잘했네요.”
고객님의 칭찬이 참 기분좋게 들렸다.
“감사합니다 고객님도, 주변에 홍보 많이 부탁드립니다.”
“네~ 그럴게요.”
어머님들 특유의 밝은 인사와 함께 떠나셨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