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성실한 가장 이미지의 배우가 마약 관련 수사를 받는다고 하니 사람들의 충격은 더욱 크다. 마약청정국으로 불리던 우린 나라에도 어느새 마약이 깊숙이 들어왔다는 방증이다. 마약은 더 이상 부당거래나 극한직업과 같은 영화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최초의 마약은 그리스의 의사 갈렌이 만든 마비와 감각 상실을 유발하는 약이었다. 갈렌은 이 약을 맨드레이크 뿌리, 알테쿠스(에 클라타), 씨앗, 양귀비차를 마약의 재료로 하여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마약은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하는 물질로 정의할 수 있다. 마약은 본래 고통을 줄이고, 감각을 둔하게 하거나, 수면제 같은 역할을 하는 모든 약품을 일컫는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마약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위키피디아-
원래 의료 목적으로 제작된 마약은 마약성 진통제로 병원에서 처방되고 있다. 시어머니도 췌장염으로 입원했을 당시 의사가 펜타닐 패치를 처방했다. 다만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그 고통이 극심해서 단지 고통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여 중독이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마약 중독자 중 대부분이 병원진통제로 처음 마약을 접했다고 하니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약성 진통제의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어머니도 펜타닐 패치를 붙인 후 심각한 섬망 증상이 와서 가족 모두 크게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는 맑은 정신으로 돌아와서 숨을 쓸어내린 적이 있다.
마약을 처음 접한 경로 - KBS 뉴스-
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뇌세포 내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마약성 진통제와 결합하면 도파민 생성을 촉진하여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주로 암환자나 엄청난 고통을 가진 환자에게 처방되며 모르핀이나 펜타닐이 사용된다.
여기서 마약의 심각성을 이해하기 위해 마약의 생화학적 작용 기전을 알아보자면 도파민은 의욕, 쾌락, 중독, 행복을 느끼고 보상에 대한 동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이 도파민이 나오는 것이 우리 뇌에 있는 VTA라는 곳이다. 마약은 아무런 행복의 자극 없이 VTA에서 평소의 1500배 양의 도파민을 분비하게 함으로써 일상의 소소한 기쁨과 자극에는 더 이상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더 강한 자극만을 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와도 관련이 되는데 과다한 도파민의 분비로 인해 위험을 감지한 우리 몸에서 도파민 수용체를 없애게 됨으로써 마약과 같은 강렬한 자극이 아니고서는 행복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바로 신경 적응이다. 마치 태어나서 처음으로 마이쭈를 맛본 아기가 더 이상 뻥튀기 간식에는 반응하지 않고 마이쭈나 더 달콤한 초콜릿을 원하는 경우보다 1000배는 더 강력한 자극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그런데 청소년들이 마약을 인지하지 못한 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이어트 약이나 식욕억제제 또한 마약에 속한다. 식욕억제를 위해 먹은 약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랩틴의 분비가 증가시키고 위기 시에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문제를 일으킨다.
다시 마약성 진통제로 돌아가서 2021년 미국의 18-45세 사망원인 1위는 펜타닐 과다 복용이라고 한다. 미국의 어느 도시에서 사람들이 좀비처럼 걷거나 일정 포즈로 굳어버린 채 길거리에 방치된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마약의 부작용이 신경을 망가뜨리는 것이므로 마약중독자들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없다.
또한 뇌손상을 유발하고 통제기능을 하는 전전두엽이 망가지면서 판단력이 떨어져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치매환자와 약물중독자의 뇌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하니 뇌손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예전에 마약은 못 사는 사람들이 어둠의 경로로 구해서 폐인처럼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 속에서 그려졌다. 지금은 나이트클럽이나 유흥주점에서 쾌락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재벌 3세나 유명 연예인 같은 부와 명성을 가진 이들이 마약을 하기 시작하자 생각 없는 청소년들이 호기심으로 마약을 구입하기까지 한다.
일상의 행복보다 1500배의 쾌락을 맛본 사람이 중독에서 벗어나 완전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이 걸린다. 의사들은 마약 중독은 절대 혼자서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중독 치료와 입원을 강권한다.
순간의 쾌락을 위해 뇌를 치매상태로 만들고 환각 속에서 귀신과 싸워야 하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평범한 일상은 어째서 아무 의미 없는 것이 되어버렸을까. 돈과 명예, 인기를 쫓을수록 더 공허해지는 사회에서 그들에게 작은 행복과 위안이 될 수 있는 것을 찾는 일이야말로 일생일대의 사명처럼 중요한 것이 되었다.
마약 김밥, 마약 옥수수빵.
중독을 일으킬 만큼 맛있다고 만들어진 저 단어도 불편하게 느껴진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음식 앞에 붙여 친숙하게 만드는 일은 그만뒀으면 한다.
실제로 태국에서는 대마가 합법화되면서 대마를 요리에 넣어 파는 음식점이 많아졌다고 한다. 진짜 마약팟타이, 마약쌀국수가 등장했다니 음식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없는 현실이 아찔하다.
몸과 마음을 파괴하고 뇌를 급속히 노화시켜 치매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마약, 절대 호기심으로 접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