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는 나를 읽어 주는 사람이다.
내 글을 읽으며 내 삶을 읽고,
내 삶을 읽으며 자신의 삶도 읽는다.
읽은 삶에서 울림을 발견하여
내게 다시 전해준다.
울림과 울림이 만나면
하나의 결로 생각을 가지런히 빗어준다.
주고 받은 울림이 공명한다.
입대한 아들에게 쓴 첫 편지를 이곳에 올렸을 때,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와도,
제대해 사회인이 된 청년과도 마음을 나눴다.
<나는 나를 치유한다>를 쓸 때,
불면증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그 어둡고 긴 밤을 통과한 독자들이 마음을 보여줬다.
<나는 나를 깨뜨린다>를 쓸 때,
변화를 갈망하고 인식을 깨고 싶은,
간절함을 품은 독자들이 반응했다.
글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생각의 주파수를 맞추고,
같은 리듬으로 호흡하게 한다.
작가가 먼저 사유의 문을 열면
독자는 열린 공간으로 들어와
자신만의 생각을 빚는다.
출간을 하고,
사는 지역도, 성별도, 다른 나이도 다른 독자를 만났다.
나는 책을 통해 미지의 독자들에게 말을 걸었고,
울림 속에서 공명한 독자가 화답했다.
아버지의 불면증을 통과한 나의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왔고,
내게서 태어난 책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아버지와 소통하던 벗의 마음으로 갔고,
그중 한 분이 내게 전화를 하셨다.
"내가 책 읽고 팬이 됐어요.
아버지가 많이 아팠다가 다시 건강하게 지내는 거 보면서
나도 힘을 얻거든요. 아버지니까 저렇게 다시 일어선 거예요.
그리고, 딸이 힘들었을 텐데 아버지를 이해하고
잘 자라서 이렇게 책까지 쓰니까 너무 보기가 좋아요.
내가 보는 사람마다 책 소개하고 자랑하고 다닙니다."
그리고는 주변에 책을 선물하며
전했던 글을 보내주셨다.
글을 읽고 또 읽었다.
나는 그 분의 독자가 되었고,
읽을 때마다 뭉클했다.
그분의 말씀은
내 책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아버지의 삶에 주는 훈장이자
내 삶의 태도에 대한 토닥임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독자의 진심을 만날 때
쓰는 사람이 향유할 수 있는 귀한 가치가 내게 찾아온다.
독자와의 소통이 쓰는 행위가 주는 기쁨과 보람이라면,
내 글을 잉태하게 한 근원을 알아봐 줄 때,
글은 내 안에서 다시 태어난다.
브런치에서,
새벽독서에서,
북클럽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독자였고 작가였다.
내 생각을 나눌 때 소소한 사색을 나누는 작가였고.
다른 작가의 생각을 들을 때
그것으로 내 삶을 읽는 적극적인 독자였다.
여러 벗들이 출간을 했고, 다음 책을 준비 중이다.
자신만의 경험과 생각이 집약된 이야기가 되어 책으로 나왔고,
서로에게 독자가 되어주었다.
우리에게 독자와 작가는 고정된 역할이 아니라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의 역할 교환'이자 '영혼의 순환'이었다.
찾아온 순간을 쓰고,
써 내려간 순간을 다시 살면서
삶을 만들고 책을 만든다.
나는 에머슨의 깊은 독자로서,
소로우의 꾸준한 독자로서,
톨스토이의 낮은 독자로서
새로운 책을 잉태하는 성실한 작가를 꿈꾼다.
2026년 봄, <삶의 모든 순간은 나를 위해 찾아온다>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인터넷 서점과 도서관 희망 도서 신청으로 도서관에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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