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by 이루비

최근에 가장 많이 드는 생각,

인간은 고통 속에서도 음미할 수 있다.

아니, 오히려 고통을 음미할 수 있다.


고통 안에는 많은 감정이 있다. 그 감정들이 결국은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난 생각한다.

고통을 음미하다 보면 결국에는 사랑임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게 사랑이란 걸 알아차리면 나를 좀 더 이해하게 되고, 용서하게 되고, 결국은 자신과의 화해로 이어지는 것 같다.

나는 신의 파편으로, 신은 결국 나이기에, 이는 곧 신과 화해하는 것과 같다.

그럼 신이 내게 주겠단 걸 마음을 열어 허락하면, 인생이 달라질까? 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거기서 허락이란 단어가 나올까

왜 거기서 분노가 일어날까


그건 이때까지 날 돌보지 않았다는 분노와 비슷한 것 같다.

이때까지의 슬픔들은 어떻게 왜 그렇게 된 건지에 대해 묻는 일종의 시위와도 같다.

왜 이제 와서? 라는 마음일까?


하지만 깊게 생각해 보면, 사실 허락이란 말은 맞지 않다.

그냥 난 무지라는 망각의 천을 덮어쓰고 지구에 온 영혼이기에, 당연히 우주의 법칙을 몰랐고

세상은 카르마 등 여러 가지의 영향으로 복잡 미묘하게 얽혀있다.

그저 법칙은 그대로 흐르고 있었을 뿐.

단지 이제 음미를 통해 조금씩 숙고하며 알아가려고 하는 것뿐이다.


모든 고통 속에는 보석이 숨겨져 있어서

작은 고통에는 작은 보석이, 엄청 큰 고통에는 엄청 큰 보석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지금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에, 상황이나 사람을 원망할 수 있지만 사실은 이 모든 것은 나의 성장을 위해 마련된 것들이란 것을.


고통 속으로 들어간다.

괴로움을 음미하고, 버거움을 음미한다.

어떻게 이런 것이 내게 왔나 싶지만 그래도 내게 온 널 음미한다.

지금 내게 가장 버거운 사람도 음미한다.

그렇게 상대를 음미하기 시작하면, 이윽고 상대는 버거운 사람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사람.

그렇게 객관성을 찾아가기 시작하며, 오해를 덧씌우지 않고 상대에게 매몰되어 있던 감정의 돌무덤에서 돌을 하나씩 하나씩 치운다.


이 상황을, 이 버겁고 두려운 사람을 음미할 수 있다는 이 사실만으로도 난 약하지 않음을 증명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모두 강하다.

그 어떤 고통 속에 있더라도, 우린 음미할 수 있다.

입안에 굴려서 씨를 뱉듯이, 짓눌리지 말고, 음미하자.

내가 뱉은 씨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정확히 바라보자.

두려움은 허상이고, 우린 음미할 수 있기에, 그러니 고통도 다 음미해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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