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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토마토 Apr 20. 2022

길고양이 노랑이와 까망이(2)

  까망이와 노랑이는 서로의 냄새를 맡았다. 그러곤 코뽀뽀를 했다. 나는 고양이들이 코뽀뽀를 하는 건 처음 봤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고양이들은 서로의 친근함을 나타내기 위해 코뽀뽀를 한다고 했다. 서로 친척, 부녀, 모녀, 아니면 형제일 경우라는 생각을 했다. 코뽀뽀를 한 뒤 먹이를 먹은 건 내 예상과 달리 노랑이였다. 까망이보다 훨씬 덩치가 작은 노랑이가 먹이를 먼저 먹었다. 까망이는 기다려주었다. 노랑이가 먹고 간 뒤 남은 사료를 까망이가 먹었다. 나는 그 때부터 까망이가 좋아졌다. 둘의 사연은 모르지만 언제든 자리를 내어주는 까망이는 야생의 삶을 살아도 진정 의리를 아는 고양이 같았다.

  그렇게 까망이와 노랑이는 교대로 우리집 테라스에 왔다. 까망이는 정말 반듯하게 허리를 세운 채 우리를 기다려주었다. 나는 고양이 사료를 사는게 아깝지 않았다. 노랑이가 사료를 거의 다 먹은 날은 까망이를 위해 사료를 더 내어주었다. 먼저 사료를 먹는 노랑이가 살짝 밉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마음은 까망이에게 더 다가갔다. 나와 남편은 까망이가 사료를 기다리는 시간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고양이 집을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텐트형도 있었고 조립식도 있었다. 뭐가 나을까 생각하다가 뽀시래기라고 적힌 집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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