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_나는 아직도 상을 차린다
나는 늘 이게 최선일까?
생각부터 했다.
감정보다, 의욕보다,
먼저 머릿속에 다른 대안은 없는지 되물었다.
이게 가능할지, 버틸 수 있을지,
내가 얼마나 더 감당해야 하는지를 먼저 따졌다.
그건 본능이 아니고,
살아남기 위한 습관이었다.
아이를 키우며,
집을 꾸리고,
생활비를 쪼개며
남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가정' 흉내라도 내보려고 애썼다.
정성껏 상을 차리진 못했지만
먹을 수 있는 걸 끊이지 않게 하려 노력했고,
기분 좋은 말만 해주진 못했지만
잔소리라도 옆에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누가 보면 부족한 엄마였을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나도 그렇게 느꼈다.
누가 대신 살아줬다면
아이에게 더 많은 걸 해줄 수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할 수 있는 만큼은 빠지지 않게 해주고 싶었고,
못 해준 것보다 해준 것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게 삶이었다.
돈이 많았던 적도 없고,
마음에 여유가 넘쳤던 적도 거의 없다.
그래서 '더 해주지 못한'것에 대해
늘 마음 한쪽이 시렸다.
하지만
그걸로 나는 '못난 엄마', '모자란 여자'가 아니었다.
그저 형편에 맞게, 정직하게, 내 몫을 살아낸 사람이었다.
많이 해주진 못했지만,
나는 충분히 애썼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삶이 있었기에.
이제 그걸
나 자신에게도 인정해주려 한다.
조금은 늦었지만,
내가 내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진심 어린 말.
"잘했어, 정말 애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