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_나는 아직도 상을 차린다
요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너도 딸이고, 나도 딸이었고,
그런데 왜 이렇게 서로를 모르겠을까.
가까워질 수 없는 모녀 관계,
그게 꼭 누군가의 잘못 같지도 않아서
더 아프기보다... 그냥 불편하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
네가 그랬듯이, 나도 그랬겠지.
엄마가 하는 말이 답답했고,
너무 가까워서 더 예민했고,
마음은 있었지만, 표현은 어설펐던
그때의 나.
그런 생각도 한다.
내가 우리 엄마에게 느꼈던 거리감,
어쩌면 너도 나에게 느꼈던 건 아닐까.
내가 엄마였던 시간만큼
엄마에게 딸이었던 시간만큼.
마음은 있었을지 몰라도
결국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벽을 세웠던 것 같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만큼밖에
사랑할 줄 모른다고 하더라.
나는 내 방식으로 애썼고,
너는 네 방식대로 받아들였을 테지.
내가 하는 그 사랑이
네가 원하는 모양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받아들인다.
콩 심은 데 콩 난다고 했지.
내가 낳고, 내가 길렀지만
가끔은 시댁 식구 중 누군가를 낳은 기분이었다.
그만큼 우리는 닮지 않았고,
그만큼 우리는 각자의 언어로 살아간다.
그래도 나는 기다리고 있다.
다시 좋아지고 싶다는 마음은
예전보다 덜 간절해졌지만,
그저 조용히 밥 한 끼라도 같이 먹을 날이
언젠가 오기를 바란다.
그 정도면 된다.
그게 모녀니까.
엄마도 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엄마이자 딸이자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한 사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