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럼 빙엄, 마추픽추를 발견하다
1911년, 미국 예일대 교수였던 빙엄은 잉카 최후의 항전지인 빌카밤바를 조사하기 위해 페루 원정팀을 꾸린다. 그러다 한 원주민 농부로부터 고대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고 우르밤바 계곡을 조사하던 중 마추픽추 산기슭에서 토지를 경작하던 두 가족을 만나게 되었다. 그 가족들 중 꼬마 아이를 따라 올라선 곳에서 마추픽추를 발견한다. 이후 빙엄은 예일과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지원으로 1912, 1914, 1915년에 마추픽추를 재방문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곳을 발굴 조사하면서 안에 있던 유물들을 싸그리 미국으로 빼돌렸다. 명목상으로 연구라고 하면서 가져간 유물은 무려 5만여 점에 달한다. 페루 정부의 계속된 반환 요구를 무시하면서 박물관에 모셔두고 우쭐거리던 미국이 2011년 발견 100주년을 기념하며 마지못해 이 곳에서 약탈한 유물 중 6백여점을 페루 측에 반환하였다.
여담으로 최초 발견자가 빙엄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되는 중이다. 실제로 빙엄의 발견 직후에도 영국인 선교사 토마스 페인과 독일 기술자 J. M. 폰 하셀이 자신들이 이미 그 곳을 방문했었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1874년에 제작된 지도에서 마추픽추로 추정되는 위치가 확인되기도 했다. 또한 프랑스의 역사학자 뮬 데 피즈는 독일의 사업가 아우구스토 베른스가 1860년대 마추픽추 맞은편에 구입한 광산을 개발하면서 광산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마추픽추를 이용했었으며 빙엄도 이를 알고 있었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1887년 페루 정부의 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