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멸망의 시초, 태평천국이 건국되다
홍수전은 여러 번 과거에 실패하고 약 40일간 병석에 누워있게 되었는데, 이때 불가사의한 꿈을 꾸게 되었다. 꿈의 내용은 금색 머리에 검은 도포를 입은 기품이 넘치는 노인에게서 "이 검으로 사악함을 물리치라"는 계시와 함께 파사검(破邪劍,사악함을 물리치는 검)을 선물 받고, 또 중년 남자로부터 요사스러움을 없애는 도끼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홍수전은 병이 완치되자 노인은 야훼이고, 중년 남자는 예수이며, 자신은 예수의 동생이라고 자신이 꾼 꿈을 기독교적인 논리로 이해한 것이다.
홍수전은 기독교의 가르침 중에서 특히 야훼, 즉 천부상주황상제(天父上主皇上帝)만이 유일신이라는 교리를 강하게 의식하여 우상파괴를 열심히 진행했다.
1847년 태평천국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적인 조직인 배상제회(拜上帝會)를 창설했다. 배상제회의 참가자는 가난한 농민, 광산노동자, 객가 등의 가난한 민중들이 중심이었다.
1850년 배상제회는 금전촌에 집결해 단영(團營)이란 군사조직을 결성했다. 금전촌에 집결한 사람들은 1만에서 2만 정도라고 알려져 있으나, 그중에서 성년남자는 약 3천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들보다 몇 배 많은 청나라 군대를 격파하면서 혁명의 불길이 일어나게 되었다.
1851년 1월 11일 금전촌에서 배상제회는 국호를 태평천국으로 하고, 홍수전을 천왕이라고 칭하였다. 국호를 지정함으로써 청나라 조정에 대해 공공연한 반기를 들었던 태평천국이었으나, 남경에 머무르는 것은 잠시뿐 각지를 전전하며 이동했기에 그 의미로는 유적적이었다. 영안에서 반년동안 주둔한 태평천국은 이곳에서 관직제도 및 관작 등을 설치하고, 나라의 체계를 정비했다.
그러나, 청나라 신사층에 의해서 진압당하면서 기독교 국가를 꿈꾸었던 홍수전의 몽상은 13년만에 처참히 부서지고 만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청나라는 점차 쇠락의 길로 향해가는 그 시발점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