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밴드 생방송 음악캠프 알몸노출 사건을 일으키다
2005년, 대한민국 인디밴드는 공중파 음악방송에도 나올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었을 때였다. 특히 크라잉넛은 인디밴드 중에서도 아주 메이저하게 성공한 인디밴드였는지라 공중파에서는 제2의 크라잉넛을 발굴하려는 의미와 이런 분위기를 살려서 인디밴드를 소개하려고 했고, 그 중 MBC의 당시 음악 프로그램인 음악캠프에서 '이 노래 좋은가요'라는 코너를 만들게 되었다.
이 노래 좋은가요는 4주에 1번씩 생방송 초반에 방송되었으며, 여러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은 인디 뮤지션들이 등장한 뒤(이승열, 캐스커) 평론가 박준흠의 추천을 받아 세번째로 럭스가 뽑혔다. 그 다음 회차에선 밴드 몽구스와 네미시스가 무대에 서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럭스는 펑크 밴드로서 공중파 방송 출연에 대해 멤버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인디 밴드의 활기와 에너지로 채워보고자 했기에, 많은 인디 밴드와 팬들을 불러서 무대 위에 함께 섰다. 여기서 문제는 그 중에 카우치와 스파이키 브랫츠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고를 친 두 명 다 카우치 멤버로 알려졌지만 럭스가 훗날 인터뷰에서 한 명은 카우치 멤버가 맞고 또 다른 한 명은 스파이키 브랫츠의 멤버라고 친절히 알려준 바 있다.
무대 공연이 시작되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인디 밴드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클라이맥스 직전 갑자기 카우치의 신현범과 스파이키 브랫츠의 오창래가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에서 하의 탈의를 해버린 장면이 꼬박 7초 동안 TV로 전파를 탔으며 이 동안에는 아이 부모가 자신의 아이가 그들의 물건을 보지 않게 눈을 가렸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는 혼돈의 카오스가 벌어졌다.
이때 화면 전환이 늦었다고 제작진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누군들 생방송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할 사람이 있었겠는가? 당시 화면을 살펴보면 이들을 비추고 있던 카메라는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고 있었기 때문에 해당 카메라 감독은 화면상으로는 파악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생방송 송출 현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전에 손발 맞춰둔 타이밍에 따라 PD가 특정 카메라로 화면을 바꾸라고 지시하면 그때 스태프가 바꾸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당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방송 화면을 보면 이후 스태프들이 패닉에 빠진 게 명확히 드러났으며 관객석, 무대 뒤 등 무대를 최대한 비추지 않았고 비추더라도 카메라를 줌인해 보컬 얼굴만 계속 방송하면서 얼굴 말고 다른 것은 비추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
또한 급히 관객석으로 화면을 돌렸을 때 나온 관객들의 놀람과 당황의 표정들이 압권인데 그 중 아이 엄마는 부채로 아이의 눈을 가리기에 급급했다.
럭스, 그리고 자신들을 흑역사로 만드는 것도 모자라 대한민국 인디밴드계에 암흑기를 선사한 대한민국 인디밴드 역사상 최악의 방송사고였다.
이 사건은 카우치 뿐만 아니라 당시 인디밴드 전체에 나쁜 이미지를 덮어 씌우는 데 일조하면서 한동안 홍대 앞 클럽이 싹 쓸려나갔다. 방송국들도 이런 분위기였던 터라 실제로 2009년까지 4년 동안 인디밴드는 지상파 출연이 금지되었다. 심지어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조차 이러한 인디밴드 멤버들을 섭외하는 것이 암묵적으로 금지되었다.
그 이후 인디밴드에 문이 열리기 시작했지만 인디음악계는 말마따나 완전 암흑기로 빠져들어 음악의 다양성을 10년 후퇴시켰고, 장기하와 얼굴들, 혁오 등의 새로운 인디밴드가 등장하며 겨우 간산히 살아나게 된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최악의 생방송 사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