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 영국 음악은 국교회 확립이라는 정치적 배경 속에서, 유럽 대륙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전통과 궁정 중심의 오락성을 강하게 띠고 발전했다.
종교개혁 후 예배가 영어로 진행됨에 따라, 앤섬과 서비스라는 영국 성공회만의 독자적인 종교음악 장르가 확립된다.
앤섬(Anthem)은 로마 가톨릭의 모테트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영어 찬양 합창곡이다. 성경 구절 등을 가사로 하여 예배 중간에 불렸다. 전체 합창으로만 이루어진 풀 앤섬과 독창이 교대하는 버스 앤섬이 있었고, 주로 오르간 반주를 사용했다.
서비스(Service)는 성공회 예배의 고정된 전례문(칸티클)에 곡을 붙인 것으로, 영어 미사곡과 같은 역할을 한다. 주로 아침 예배와 저녁 예배에 사용되는 특정 송가들(Te Deum, Magnificat 등)을 음악으로 만든 것이다.
이 시기는 셰익스피어의 영향으로 연극 문화가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노래로 극을 이끄는 유럽 대륙의 오페라는 크게 발달하지 못했다. 대신 궁정에서는 화려한 오락물인 **가면극(Masque)**이 유행했다.
가면극은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 속에서 춤, 독창, 합창, 기악 등이 어우러지는 형식이었다.
작곡가 헨리 로즈는 이 시기 성악곡에서 중요한 인물로, 통주저음 반주를 가진 독창과 이중창을 작곡했다.
기악곡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유행하던 **비올 악기들의 합주(콘소트)**가 여전히 주류를 이룬다. 이들은 영국의 고유한 기악 전통을 충실히 따랐다.
윌리엄 로즈와 존 젠킨스 같은 작곡가들이 활약하며 춤곡이나 환상곡들을 작곡했다. 이들의 곡은 바로크적인 대비 효과와 기발함이 있었으나, 국외의 영향은 받지 않고 영국의 전통을 고수했으며, 연주자들의 화려한 기교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