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고상하고 우아하게 살겠습니다

내향인 골드 미스의 결심

by 갸름이 조문희

앞서 쌈닭이 되겠다는 하늘과 땅을 두고 한 맹세는 똑똑하며 강단이 있는 어른이 되겠다는 의지를 좀 더 강, 강하게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고상하고 우아한 어른이 되기는 틀렸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고상하고 우아한 어른은 이런 거예요.

어떤 순간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는 당당한 어른, 말과 행동을 책임지는 어른, 상대방의 이야기에 생체기가 나지 않도록 여러 번 생각해서 대답하는 어른, 친구가 상처받는 일로 전화했을 때 충분히 기대고 울 수 있도록 어깨를 내줄 수 있는 어른, 마음에 안 드는 일이어도 버터 한입 베어 물고 능글능글 넘길 수 있는 어른, 늘 책을 가까이 하며 공부하는 어른, 부당한 것에 대해 이것은 잘못된 것임을 조곤 조곤 말할 수 있는 현명한 어른, 생활이 어려운 친구에게 생활비를 송금하며 친구의 름을 돕는 어른, 격에 맞는 옷을 입을 줄 알고 단정한 머리 옷이나 신발 등으로 자신을 가꿀 줄 아는 어른,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어른, 아랫사람과 있을 때 입은 닫고 지갑을 여는 어른, '라테'를며 지적하지 않는 어른.

이런 어른이 되고자 몸부림쳤지만 70점 정도......

그러나 고상하고 우아한 삶은 이런 마음가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문득 제가 생각하는 우아함과 고상함의 의미가 이렇다면 반대되는 말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속물, 속물근성, 쫄보가 떠오릅니다.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속물 [명사]

교양이 없거나 식견이 좁고 세속적인 일에만 신경을 쓰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


속물근성 [명사]

금전이나 명예를 제일로 치고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는 생각이나 성질.


쫄보 [명사]

위협적이거나 압도하는 대상 앞에서 겁을 먹거나 기를 펴지 못하는 사람을 속되게 부르는 말.


속물이며 쫄보라니. 저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두 주목을 불끈 쥐어 봅니다.


사실, 보통 사람은 적당히 속물이어서 지위가 좀 더 높으면 물질이 좀 더 있으면 꿈꾸는 삶이 열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충 이런 것들이죠. 멋진 집에 화려한 샹들리에, 고급스러운 명품 옷에 몸에 좋은 음식들로 가득한 멋진 식탁, 레스토랑에서의 디너 만찬, 고급 자동차,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물론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이라 저도 가끔은 원하지만 이것만을 원하진 않습니다. 내면이야 어떻든 오직 이런 물질적인 삶에만 가치를 추구한다면 그야말로 쫄보, 속물이 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속물은 아닙니다. 흔한 명품 가방 하나 없고 별 관심도 없습니다(자랑은 아닙니다). 물론 있으면 좋죠. 뭔가 폼도 나고요. 그러나 제가 구입하기에는 너무 비쌉니다. 와장창 세일에도 불가능.

무엇보다 이런 것들이 나를 빛나게 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껍데기만 명품이면 괴롭고 부끄러운 일만 늘어나는 게 되겠지요.


일 관계나 격식을 갖춰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해 지지고 볶습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중 어느 정도 값나가는 것 한두 개 끼워 가며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하게., 전혀 뒤처진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쫄보 또한 아닙니다. 학벌 좋고 부유한 친구들을 부러워할 때도 있었으나 청산. 기질상 약한 사람 앞에서 더 굽히고 힘만 센 사람들 앞에서는 소신을 다하는 기질이었으나 먹고사는 문제로 다소 꼬임. 지만 회개하며 더 강한 쌈닭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상하고 우아함이 사라진 상태의 저는 시시합니다. 죽은 듯 돋보입니다. 건방져 보입니다. 인간 말종 같습니다. 위험합니다. 상상이 안 갑니다. 그래서 저는 안달복달하고 또,, 또 긴장합니다.


프랑스 소설가 미뤼엘 바르베리의 소설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아시는지요? 주인공 54세 여성 르네는 아파트 수위입니다. 과부에다 못생겼고 자식도 없고요.

사회적인 지위와 역할로 보면 부잣집 동네 귀퉁이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하층민이지만 그녀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풍요롭고 지적인 생활을 합니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기에 톨스토이 책을 읽고 뛰어난 재능과 지식으로 고상하고 우아한 삶을 만들어 가면서요.


몇 해이 책을 읽으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작가에게 큰절이라도 하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토록 훌륭한 제 또래의 여인이라니. 그야말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기의 삶을 충만하고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었거든요.


그리곤 생각했죠.

사람의 우아함은 어디서 나올까? 제가 내린 답은 이렇습니다. 사람의 우아함은 나 자신을 존중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갈 때 더불어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하는 도리를 지킬 때 생기는 자신감에서 시작합니다.


이토록 사람답게 하는 고상하고 우아함이라니!

다시 한번 두 주먹 불끈 쥐고 큰 소리로 외쳐 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고상하고 우아한 인생을 살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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