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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바기 May 21. 2023

디자이너 면접2

2023.05.21: 9

지난 2주 중 1주일 동안 면접을 4군데나 보게 되어 기억에 남는 질문이나 경험을 다시 한번 기록하려 한다.

이번 면접들은 크게 기억에 남는 질문이나 디자이너로서 깊은 고민할 만한 고민을 해야 하는 주제를 전달받지 않았다고 생각되어서 지난 회차와 조금 다르게 기업별로 나눠서 일부 상황을 작성하려 한다.



1번째 기업 면접

면접 인원: 면접관 3명과 또바기

거리: 조금 멀다

분위기: 수다

특징: 스타트업이지만 매출 있음, 부부 운영

또바기 포트폴리오 숙지: 미숙

업무 장점: F&B 홍보, 한 분야의 전문적인 포트폴리오 축적(장점이자 단점)

예상되는 업무 주관성: 급하고 마이크로 매니징 있을 듯

기억에 남는 질문과 이야기:

또바기가 기업명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물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사주를 보고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어떤 기업 이름이든, 로고 의미든 브랜딩을 할 것이라면 어느 정도라도 포장해서 일관성 있게 나갈 수 있도록 기본을 잡아둬야 이 기업에는 그래도 추구하려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하게 되고, 보잘것없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에 대한 설명과 이런저런 질문과 대답을 하다가 기억에 남는 면접관들의 대답 중에 "이미지 만드는 거야 5분이면 하지~""지금 백수니까 아무 때부터 출근할 수 있겠지~"였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였지만 농담을 주고받는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들을 듣는 입장으로써는 부담감과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라는 느낌을 받았다.


소름:

며칠 뒤 친구에게 또바기가 면접 본 1번째 기업에 대해 연락이 왔다. 본인이 일하고 있는 기업에서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는데 1번째 기업에 재직 중인 디자이너가 입사 지원을 했다고. 친구 또한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면접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해서 간단한 커피 뇌물을 주면서 잘 부탁한다고 했다. 그렇게 며칠 뒤 "커피값 했다!"라며 연락이 왔다. 1번째 기업 디자이너분의 1번째 기업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살펴봤을 때 임펙트 있거나 하진 않았고 시간에 쫓겨 급하게 이미지를 가져와서 제작한 듯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대표 부부의 아이를 회사에 데려온다는 것이었다. 이 내용으로 면접에서 느낀 것들이 맞아떨어짐을 느끼게 되어 이 기업의 입사를 거절하게 되었다. 이런 소름 돋는 상황에 감사하며 친구에게 맛있는 밥을 사주었다.



2번째 기업 면접

면접 인원: 면접관 3명과 또바기

거리: 양호

분위기: 차분함

특징: 엄청난 초기 스타트업

또바기 포트폴리오 숙지: 숙지완료

업무 장점: 기업에 대한 모든 브랜딩, BI/BX 설계, 다양한 그래픽 스타일 작업

예상되는 업무 주관성: 자율적일 듯

기억에 남는 질문과 이야기:

어떠한 로고와 브랜드 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서 또바기가 입사하게 된다면 브랜드 설계부터 모든 것들을 맡을 수 있는 곳이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자세한 기업에 대한 설명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또바기의 사소한 질문에도 진중하게 대답해 주셨다. 질문과 대답에 대한 속도, 간혹 또바기의 미숙한 대답의 마무리에도 끊지 않고 들어주셨다. 이곳은 면접관들끼리의 분위기와 이야기하는 스타일, 태도를 봤을 때 사람에 대한 존중해 준다는 것을 느꼈다. 다만 아직 매출이 전혀 없다는 점과,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한 스타트업 특성상 불투명한 미래, 그리고 또바기는 어떤 브랜드든 장르에 상관없이 접해보는 걸 선호하지만 사업 뱡향성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후의 또바기 생각엔 개인적으로 상당히 도전적인 장르였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는 이전 "새우"라는 회사에서 경험했던 불안감이 생각보다 더 크게 자리 잡아버렸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새우 이야기는 희망편, 절망편에 기록되어있다).


이 기업은 사람들이 너무 좋고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무엇보다 면접 보기 전, 면접 본 후에 결정하기까지의 며칠동안까지도 계속해서 긍정플러팅을 당했다. 이렇게 능력자가 많은 초기 기업에서 왜 또바기를 이렇게 원하는가에 대한 의문과 좋은 사람들과 하고자 하는 업무와 조건 상향 조정, 사람 대 사람으로서도 좋은 말씀을 또한 많이 해주셨지만 "새우" 트라우마로 인해 죄송하게도 입사를 거절하게 되었다. 사실 입사를 거절할 때 대부분 면접 볼 때와 다르게 매몰차게 끊어내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 곳은 끝까지 또바기의 향후 방향을 응원해 주셨다. 앞으로 이 기업은 또바기를 잊겠지만 성공하길 정말 응원한다.





3번째 기업 면접

면접 인원: 면접관 2명(디자이너)과 또바기

거리: 멀다

분위기: 중구난방

특징: 15년차 기업

또바기 포트폴리오 숙지: 미숙

업무 장점: 다양한 것을 경험할 수 있음

예상되는 업무 주관성: 급하고 간섭과 푸쉬가 심할 듯, 야근이 많을 듯

기억에 남는 질문과 이야기:

지난주 본 4곳의 면접 중에서 솔직한 표현으로 어이없었던 면접이었다. 단골 질문인 이전기업은 왜 나오게 되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실업급여를 받고 있음을 알게 되자 실업급여를 얼마를 받는지, 중간에 취직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 면접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호기심에 의한 질문을 했다. 개인적인 호기심을 면접에서 채우는 무례라고 느꼈다. 이 기업에서는 웹디자인을 할 줄 아는 사람을 구하고 있는데 웹 디자인에 관해서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 면접을 요청했다고 했다. 요즘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매체는 웹과 모바일이기 때문에 그에 관해 관심이 많고, 자료나 이론을 기회가 될 때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일반 그래픽디자인이나 편집디자인은 비전이 없다며 웹디자인을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하며 "아쉽게 됐네요"라고 했다. 그렇게 몇 마디를 더 주고받은 후에 나왔다.


또바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디자인의 기본 능력은 그래픽, 그리드, 타이포 등에 대한 것들이라고 생하기 때문에 디자인의 기본을 무시하는 듯한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디자이너가 매체의 발달로 인해 변화되는, 요즘에는 UIUX와 웹디자인, 웹기획 등 기업이 그 능력을 갖춘 직군을 필요로 하는것은 당연한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든지 본인의 의지로부터 배워야 하는게 맞다. 세상이 요구하는 매체에 따라 직군을 바꾸는 것도 맞는 가치이고, 디자인의 근본적인 것을 고민하는 것도 맞는 가치이다. 모든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는 존중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을 면접보러 온 타인에게 그중 무엇하나를 가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면접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4번째 기업 면접

면접 인원: 면접관 1명과 또바기 30분 / 3명의 팀원분과 또바기 커피챗 30분

거리: 양호

분위기: 알차고 즐거운

특징: 스타트업

또바기 포트폴리오 숙지: 숙지 완벽

업무 장점: 브랜딩

예상되는 업무 주관성: 자율적일 듯

기억에 남는 질문과 이야기:

처음 30분은 기본적인 기업과 또바기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고, 30분 동안은 팀원 함께 커피챗을 진행했다. 후반의 30분 커피챗 시간에는 수다를 떠는 시간이었는데 이야기 하는 중에 또바기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보통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는 30초를 보면 오래 본 축에 속하는데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알고 질문을 하는 게 상당히 감동이었다.





지난 1주는 정말 혼돈의 도가니탕이었다....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짧은 시간 안에 선택해야 하는 또바기에게는 너무 어려운 시간이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분위기를 접하게 되었다. 면접 중에는 솔직히 가고 싶지 않은 면접이나, 굳이 가야 하나 생각이 드는 곳도 있다. 그렇지만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돌아다녔다. 면접자는 동일한 질문을 받고, 동일하게 대답하며, 면접관은 동일한 질문을 하고, 다양한 대답을 듣는다. 면접자가 다양한 질문과 분위기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돌아다녀야 한다. 이렇게 돌아다닌 결과 단순히 면접에 국한되지 않고 대처 능력이 늘어나고,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주제를 얻기도 한다. 나의 언행, 말투, 습관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다. 면접에 붙어야 한다는 생각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것을 얻어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나니까 의외인 곳도 있고, "역시나"는 있을 수 있지만 "보나 마나, 무의미하다"라는 생각이 누그러지는 것 같다.



다양한 매체, 다양한 분야, 다양한 사업 방향성 등 다양함이 주를 이루는 시대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그 어느 곳과 비교할 수 없는 기술의 차이가 있거나, 브랜딩을 잘 구축해야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다음에 올릴 글 주제?

1. 디자이너를 정의할 수 있을까?

*2주에 한 번씩 올릴 예정으로, 그 사이 다른 주제로 바뀔 수 있다.(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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