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형성과 변화
저는 기질에 관심이 많은 상담사입니다.
상담사라는 직업에 충실하기 위해 다양한 공부를 합니다. 모든 이론을 다 섭렵하기가 어려우므로 상담사들을 대개 선호하는 이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론과 함께 상담에서 사용할 기법도 연마합니다.
근자에 제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분야가 기질입니다. 상담에서 듣게 되는 내담자의 문제가 기질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계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과 상대의 기질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혹은 기질을 성격으로 오해해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질은 유전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해합니다. 상담에서도 자신과 상대의 기질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질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없는 개인 차이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종종 기질을 평가하며 특정 기질을 폄하하거나 약점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한 기질에 대한 인식입니다. 민감하고 예민한 기질을 소심하고 내성적이며, 까다로운 기질로 여겨 뜯어고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어떠한 기질이든 상황에 따라 유리한 기질로 평가되고, 반대로 취약한 기질로 평가돼도 합니다. 기질을 유리한 기질과 취약한 기질로 나누는 건 기질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시각입니다.
기질의 영향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어려움을 경험하였다 해도, 기질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기질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나와 상대의 기질을 알고 존중하는 것은 기질 잘 다루기 위한 선행 조건입니다. 변화는 기질을 변화시키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질을 잘 다루는 방법을 알고 실행하는 데서 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성격 형성 내지는 성격의 변화입니다.
원하는 변화를 이루고자 한다면, 기질을 잘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습득하고 실행해야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이것이 성격 형성이나 변화의 핵심입니다.
커버이미지 사진: Unsplash의Chris Law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