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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견하는 상담사 Mar 08. 2024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방법

   

상담 장면에서 내가 내담자들에게 꼭 묻는 말이 있다. “상담을 통해서 어떤 변화를 원하시나요?.”     


각자의 호소문제에 따라 다양한 답을 한다. 그중에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대개 ‘반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대답한다. 남들보다 민감한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내가 자주 드는 표현이 있다. “민감한 사람들은 고성능 안테나를 한 개도 아니고 여러 개 가진 것과 같아요.”라고 말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고 애써 알려하지 않아도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주변의 자극들을 명확하게 알아차린다. 이 안테나가 마음에 안 든다고 떼어버리는 건 불가능하니 다른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이 민감하게 알아채고, 느끼는 것은 없앨 수 없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은 조

절할 수 있다.     



만약 남편과의 저녁 식사 시간에 남편에게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었다고 해보자. ‘기분이 안 좋은가? 내게 화가 났나?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고 생각이 이어진다면 이는 자신을 괴롭게 할 뿐만 아니라 자칫 부부싸움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같은 상황에서 ‘이 사람 기분이 안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있었나 보다.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라고 생각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을 피하고 부부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은 이런데 실전에서는 잘 안 된다.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저렇게 잘하지 못한다. 그나마 할 수 있는 방법은 부정적인 생각이 이어지는 것을 멈추려고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을 끊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 회복 후에 남편을 다시 보면 아까와는 다른 생각이 들거나 잊어버리기도 한다.  

   

기본 원리는 이렇다. 민감하고 예민한 사람들은 자신이 민감하게 감지하는 능력을 없애려 하지 말고, 자신의 민감한 반응을 어떻게 다루고 조절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돌보는 방법이다. 



사진: UnsplashGilles Rolland-M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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