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
이 책은 이미 예술을 사랑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미술이든 음악이든 종류는 상관이 없다. 예술에 푹 빠져본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그 효과를 알고 있다. 몸이 붕 뜨는 것 같은 경외감일 수도 있고 갑자기 눈물이 터질 수도 있다. 한 번 그런 경험을 했다면 이후에는 너무도 당연하게, 예술을 사랑하게 된다. 삶이라는 것이 신비하고도 아름답게 끝도 없이 확장할 수 있음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뇌가 힘들 땐 미술관에 가는 게 좋다>에서 예술을 뇌과학과 연관 지어 현실적이고 상세하게 예술의 효능을 서술해놓은 이유는 그 가치를 아직 느끼지 못한 독자를 위한 것이다.
다양한 예술적 경험은 뇌의 신경가소성을 불러온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신경 연결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재배치하고, 또 스스로 재배선하는 능력을 말한다.’ 제목에는 미술관이라는 단어를 명시함으로써 예술 안에서도 특히 미술에 관한 이미지를 구축하지만,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예술과 아름다움이 말 그대로 뇌를 재배선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감각 경험에 따라 뇌에서 자극하는 부위가 달라진다. 도예나 음악, 글쓰기와 무용 등이 담당하는 구체적인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책에서 다루는 포괄적인 내용은 ‘미술’에 국한되기보다는 ‘신경 예술’로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예술의 감상과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그것이 뇌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신체적/심리적인 의학 분야에 예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예술과 기술의 융합되어 우리 삶에 더욱 중요한 가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는 이 책이 예술을 경험하는 강력한 동기가 됐으면 좋겠다. 모든 창작 활동과 그것을 소비하는 행위는 삶의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고 불가결한 것이다. 우리는 되도록 풍성한 삶을 영위하고 싶어 하지 않는가? 나는 사람들이 서로 더 많이 예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 학교에서처럼 답을 도출하기 위해 애쓰라는 게 아니다. 답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의 문장이 과정이자 결론이 되는 다양한 교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경이로움은 엄청난 미스터리와 한판 춤을 추는 것과 같아요.’ 하나의 예술적 주제에 대해 의견이 다른 친구와 온 힘을 다해 토론을 나눌 때면 다른 잡생각들은 전부 사그라든다. 오로지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설득하며 받아들인다. 그런 순간에 예술에 대한 열정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가능한 오래 그와 같은 열정을 품고 살아갈 때 우리는 더 찬란한 인생을 그려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낸 뒤 집단이 그것에 동의하면 그 이야기가 진짜가 되는 게 가능한 지구상 유일한 동물이다.” 새로움은 넘쳐날수록 좋다. 삶에 대한 의미를 물어보면 늘 뻔한 답밖에 할 수가 없다. 진정한 의미가 존재하는지도 인간은 결코 확인할 수 없다. 알 수 없는 의미를 찾기 위한 무력하고 재미없는 모험을 그만두고, ‘참신한 감각을 향해’있는 ‘감각의 안테나’에 집중하면 어떨까.
사실 나는 예술 타령하는 게 좋다. ‘자신이 스스로에게 날마다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우 중요하다. 뇌는 이야기를 좋아하며 이야기는 자신에게 어떤 맥락을 입힐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술을 떠올리지 않으면 그 감각은 점점 옅어진다. 고난 없는 인생은 없다. 예술은 그런 고난을 조금은 덜 아프게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바다에 빠진 나를 건져내는 동아줄을 왜 스스로 저버리겠는가. 그런 예술의 경험은 분명 모든 인간에게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