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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게 필요한 건 중꺽마?

자꾸만 채찍질하는 당신에게

지난 몇 년 간 나는 나에게 정말 모질게 대했던 것 같다.

지금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따끔따끔하다.




아닌 걸 아는데 나까지 그러면 안 되잖아.

주변에서의 차별에도

특수교사인 나만은 절대 놓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여기서 내가 수긍해 버리면

과도기인 유아특수교육이 주저앉아버릴 것 같았고,

또 하나의 잘못된 문화를 만들어버리는 것 같았고,

아이들을 지켜줄 힘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학부생 우스갯소리로 특수교사는 쌈닭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현장에 오니 알게 되었다.

누군가와 다투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는 걸


최근 들어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그렇게 애써 다퉈도 얻을 수 없는 것이 더 많다.(현실에 부딪혀서)




소진아, 근데 너 왜 왔어?

중요한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며

스스로에게 앞으로 더 나아가라 재촉했다.


그러다 소진(번아웃)이라는 친구가 내 앞에 덜컥 찾아왔다.

"안녕. 너 지금 힘들어?"


내 마음에 물었다.

"나 힘들면 안 되는데 지금 힘든 것 같아. 어떡해?"


내 마음은 애석하게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들리지 않는 마음의 소리에 집중했다.


"지금 너에게 필요한 건 중꺾마가 아니야.

꺾이면 좀 어때! 그래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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