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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같은 특수교육은 없다.

유치원 특수교사로 일하면서 몸소 확실히 느낀 점이 있다. 특수교육의 연장선으로 가정에서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아이의 학습과 발달이 더뎌진다는 것이다. 아주 새롭고 낯선 이야기가 아닌 당연한 이야기이다. 가정에서 학습 기회를 더 많이 받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 중에 어떤 아이가 더 잘 성장할 수 있을까? 100% 확률로 전자일 것이다.


  그런데 일부 부모님들은 “학교 또는 유치원에 갔으니 많이 배웠겠지요.”, “집에서는 가르치기 힘들어요. 그래서 자주 치료실에 가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가정 연계와 지도를 회피하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특수교사로서 매우 안타깝다. 물론 아이마다 특성과 수준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가정에서의 경험에 따라 아이의 성장이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보았다.



  가정에서의 역할은 왜 중요할까?

첫째, 특수 아이들은 비장애 아이들과 비교해 볼 때, 가족과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둘째, 전 생애적인 관점으로 보았을 때 아이에 대한 지속적인 책임은 가족이 지게 된다.

셋째, 가족은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정에서의 연계 지도가 필요하다.


  또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하루에 4~5시간 정도의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4~5시간은 정규 교육과정 시간을 말한다. 이 시간 안에 개별화교육과 통합교육이 이루어진다. 이후 하원하고 난 이후의 생활은 가정에서의 몫이 된다.

  특수교사는 마법사나 신이 아니다.

  물론 특수교사들은 특수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학부 과정에서 장애 유형과 특성, 교수와 평가 방법 등에 대해 아주 자세히 배운다. 그 후에 교육기관에서 개별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계획을 세워 지도하게 된다. 이것이 특수교육의 꽃이라 불리는 개별화교육계획(IEP)이다. 특수교육은 중요하다. 가능한 조기에 특수교육과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은 2차 장애를 예방하고, 성장 및 발달을 돕는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부모의 입장에서 ‘교사 또는 치료사에 의해 모든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가정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지도하면 될까?

  가정에서도 유치원과 치료실에서 교육했던 내용을 같이 지도하면 된다. 아주 쉽고 간결하다. 교구나 장소의 제한 등 가정에서 재현할 수 없다면 유사한 방법으로 지도하면 된다. 어떻게 연계하여 지도할지는 특수교사, 치료사 등 관련자들과 충분히 논의하여서 찾으면 된다. 중요한 초점은 ‘가정에서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습한 기술이 일반화되려면 아이가 유치원과 치료실 밖을 나가서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어야 한다.



  유치원 또는 학교와 치료실에서는 할 수 있는데 밖에 나와서는 할 수 없다면 유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아이가 배운 것을 다양한 장소, 상황,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여 지도해주어야 한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이루려면 특수교사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세밀한 퍼즐을 맞추듯이 치료사, 교사, 부모 등 아이와 관련된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만 한다. 그제야 비로소 아동의 성장과 발달이라는 커다랗고 멋진 퍼즐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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