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당신에게 쓰는 편지

by 이윤슬

사랑하는 당신에게.


몇 번이고 울리는 벨소리에 가까스로 눈을 뜨고 커튼을 걷었습니다. 추워진 날씨에 전기포트에 얼른 물을 받아 끓이고, 잠시 멍을 때렸습니다. 방으로 돌아와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당신에게 편지를 써보자 생각했습니다. 어릴 땐 꽤 종종 편지를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순간들도 소중하지만, 고심해서 할 말을 적는 이 순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꽤 좋습니다)


가장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방황하고 흔들리는 저를 응워해주고 채찍질해 줘서 고마워요. 핵심을 찌르는 말들은 간혹 아프지만 여러모로 저를 성장시켜 준 것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렇게 누군가와 10년 가까이 연애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아직 젊은데도 벌써 산전수전 겪은 노부부가 된 기분입니다. 마치 지금 이 순간들이 꿈이고, 어느 흔한 소설처럼 깨어나 보면 여전히 고등학생인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합니다.


우리의 연애는 기다림과 헤어짐의 연속이었습니다.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 말 그대로 물리적인 헤어짐과 기다림의 연속. 한국에 있는 시간보다 없는 시간이 더 많은 당신을 기다리던 그날들은 너무 아프고 외로웠어서 '지나고 보니 참 빨랐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슬픔도 괴로움도 다 사라져서, 새삼 당신을 너무 사랑한다는 걸 깨닫곤 합니다. 오늘도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곧 다시 찾아올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조금은 성장한 제가 우리들의 이야기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허락 없이 우리의 이야기를 써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당신이라면 분명 웃으며 이해해 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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