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걸 물어보면 알려준다.먹을 걸 사면 나눠준다.친하지 않아도 부탁하면 들어준다.
필요할 땐 제대로 거절하지만 가능하다면 대게 떠맡는다.같은 직장인이면서 비용을 더 부담한다.
형평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남녀노소 모두에게 공평한 사람.
지금보다 어린 시절, 당신의 그런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한편 마음 한구석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친절함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은 사람들이 싫었습니다. 그 친절이 저에게 더 많이 향하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성격이 그리 착하지 못해 주는 것이 있으면 응당 그의 상응하는 무언가가 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감사의 표현일 수 도있고, 때로는 커피 한 잔 , 혹은 다음에는 본인이 사겠다는 의례적인 인사말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가 본 주변의 사람들은 당신에게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순간 당신이 사는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듯 했습니다.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돈을 잘 벌고 아니고를 떠나서 말이죠. 물론 당신은 그런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죠.
제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비슷한 일이 몇 번 있고 나서, 저는 더 이상 말하기를 그만두었습니다. 당신이 버는 돈을 본인이 원하는 곳에 쓴다는데 말릴 권한도 없을 뿐더러, 반복되는 대화를 통해 저와 당신의 가치관에 참으로 다르단 걸 느꼈으니까요.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것이니까요.
우리는 종종 서로 너무 다른 생각과 가치관으로 부딪히기도 합니다. 이성적이고 공정한 당신은
무조건 적인 제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속상했고 울분을 토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추억으로 남은 듯합니다. '그때는 진짜 어렸구나'하고요.
물론 저희는 여전히 젊고 함께 한 날보다 함께할 날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사람일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어쩌면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제 나름대로 결론은 내리고 적응해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공정함과 가치관을 존중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적지만 깊은 관계의 사람들이 모인 것이겠죠.
그런 당신이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