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갑니다.
주변 어른들이 아닌, 동갑내기 친구들이 결혼하는 모습들을 지켜보자니 느낌이 묘합니다.
저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날 때마다 결혼 이야기를 입에 담습니다.
호기심에 지나가듯 가볍게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어쩔 때는 제가 이상하단 듯, 빨리 결혼해야 한다며 압박을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속에 담긴 진심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럴 때마다 알 수 없는 답답함과 짜증을 느낍니다.
연애의 끝은 정말 결혼일까요?
결혼하지 않을 거라면 왜 이렇게 길게 연애하느냐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글쎄 왜일까요.
저 역시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분명 빨리 결혼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는데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잘 모르겠습니다.
변화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제 주변은 변화하고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계속 미루다 보면 결국엔 이루어지지 못할 거라고 걱정을 가장한 참견이 이제는 지겨워집니다.
저조차 스스로 어떻게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그분들은 결혼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제가 결혼이라는 단어를 꺼내면 당신은 언제나 말해줍니다.
'좀 더 준비가 되면' , ' 좀 더 나이가 되면' , '조급해하지 말자'
그렇게 1년, 5년이 지나 10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저보단 이 단어가 주는 압박감이 덜 한 것 같습니다. 뭐랄까, 저희가 함께하는 미래는 꿈꾸지만 결혼하는 모습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가끔은 그냥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금 관계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해져서 필요성을 못 느끼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당신도.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가지만 여전히 저에게 결혼은 너무 먼 이야기 같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내심 지쳤는지 모르겠습니다. 내년에는 하자던 말이. 이제는 진심인지도 잘 모를 정도로.
'언젠가 한다면 이 사람과 하겠지'라는 생각은 하지만, 그 역시 막연한 추측일 뿐 정말 이루어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또 어쩌면 당신 말대로 내년에는 제대로 이야기를 해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정말 이제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오늘도 보고 싶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