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 게 얼마나 신기한 생물인지 깨닫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 수 있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대충 살아도 되나 싶은 나날에 연속입니다.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에 가고, 공부하고, 글을 쓰며 하루를 꽉 채워 열심히 사는 날이 있는가 하면
늦잠을 자고, 눈과 목이 아플 정도로 하루 종일 만화를 보고 게임하며, 계획했던 그 무엇도 이루지 못한 날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의 하루가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입니다.
오늘은 적당히 타협한 날입니다.
공부는 적당히 했고, 지금은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습니다.
옆에 앉은 여성분은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열심히 메모하고 계시고, 대각선 방향에 여성 두 분은 이야기 꽃을 피우고 계십니다.
창가에 앉은 분도 책을 보며 사색에 잠겨 계시네요. 이렇게 보니 남성분들은 한 분도 안 계셔서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당신도 카페에 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죠.
같이 가자고 해도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걸 하자고 했잖아요.
옛날엔 그게 참 서운했는데, 이제는 괜찮아진 것 같아요.
예전엔 당신과 하고 싶은 게 참 많았는데, 이제는 별로 그런 게 없는 것 같아요.
무관심은 아니고, 아마 긴 시간 동안 많은 걸 함께 했기 때문이겠죠.
만나면 뭘 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잖아요, 저희.
저는, 이제 같이 있는 시간에 의의를 둔 것 같아요.
같이 무언가를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각자 하고 싶은 걸 하잖아요.
당신은 방에서 게임을 하고, 저는 만화를 보고, 그러다 피곤하면 자기도 하고.
어쩌면 타협을 한 걸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든 걸 지도 몰라요.
그게 그렇게 나쁘지 만은 않은 것 같지만 가끔은 스스로에게 묻곤 합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요즘엔 부정적인 생각에 잠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걱정이라던가 불안이라던가 안 좋은 생각들이 많이 나거든요.
대게 외롭거나 몸이 힘들 때 그런 생각이 나니까 되도록 다른 생각들을 해요.
그래야 죄 없는 당신에게 괜한 짜증을 내지 않겠죠.
그럼에도 가끔 툴툴거리지만 그 정도는 애교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도록 나름 노력하고 있거든요.
오늘도 보고 싶습니다. 어서 돌아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