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부류의 적이 있다. '실제적인 적'과 '만들어낸 적'이다. 실제적인 적은 승패가 결정되면 끝난다. 적을 제압하기 위해 전략을 세우고 계속 부딪히는 과정에서 어쩌면 성장하고 발전하기도 한다. 적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훌륭한 승리의 방법이라고 하지만, 불가피하게 싸워야 한다면 승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문제는 내가 만들어낸 적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싸움을 시작한다. 그 적은 특정한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내 안의 또 다른 자아일 수도 있다. 만들어낸 적과의 싸움은 끝을 내기 어렵다. 이기고 지는 것의 문제가 아닌, 다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수용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적을 만들지 말자. 만들어낸 적과의 싸움에서는 그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