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를 제법 잘 안다. 가족 그리고 가까운 지인 중에도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음악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또한, 노래 자체를 워낙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이 듣는 것도 한 몫한다. 무엇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나에게 싱어게인3는 최고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가수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마음껏 뽐내는 데 오감으로 여과 없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의 음향시설과 화려한 조명은 그들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그런데 단 한 가지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그 놀라운 재능의 참가자들을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판단이었다. 물론, 심사위원마다 맡고 있는 전문 분야와 성격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는 무대를 심사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며, 그 점은 나 역시 100% 동의한다. 다만, 간혹 나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완벽한 무대가 그들의 눈에는 아쉬움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그들의 평가를 이해하려 노력해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무대를 한 번만 보고서는.
하지만 가수들의 무대를 3번이고 5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보이지 않던 그것이 나에게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건반을 다루며 노래를 부르니 리듬감이 흐트러지는 것,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몰입하다 보니 음이 불안해진다는 등의 말이 대표적이다. 이해되지 않았던 것들이 너무 잘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전문가는 정확하고 빠르다. 일반인이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더 깊이 있게 알아내고, 그들이 둔감한 것을 더 빠르게 찾아낸다. 내가 3번 보고 5전 들어야만 비로소 발견하는 것들은 그들은 단번에 알아낸다. 전문가는 그래서 전문가이다.
이제는 싱어게인3를 보는 재미가 두 배로 늘었다. 어메이징 한 참가자들의 멋진 무대가 하나이고, 심사위원들의 전문 심사가 또 다른 하나이다. 매주 목요일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