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티셔츠에 김치 국물이 튀었다.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찝찝함을 떨쳐낼 수가 없다.
내 마음에 교만함, 시기, 미움이 묻었다. 더러운 것이 묻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이기는 하지만 순간뿐이다. 조금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잊고 만다. 내 마음이 하얗지 않아서 그런 걸까? 아니면 티셔츠처럼 남들 눈에 드러나지 않아서 그런 걸까?
티셔츠야 빨면 그만이지만 마음은 그럴 수도 없다. 겉모습보다 내 안의 것을 깨끗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