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인생을 60부터라 했던가?

by 연주모살이

누가 인생을 60부터라 했던가? 마치 그전의 시간들은 연습이었고 환갑이 지나야 삶이 시작되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가끔 묻고 있다. 그 말은 누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얼굴로 했을까?

먹고사는 걱정에 하루를 쪼개 쓰며 살아온 시간, 아이손을 잡고 병원복도를 오가던 날들. 부모의 등을 바라보며 늙음을 배워야 했던 순간들.

스무 살의 설렘. 서른의 불안. 마흔의 분투, 쉰의 책임은 인생의 무엇이었단 말인가?

후회와 자부심이 섞인 연륜이고, 버릴 수 없는 기억과 이제는 버려도 되는 욕심을 가려낼 수 있는 나이이다.

젊을 때는 미래를 믿고 살았다면 이제는 시간을 믿고 산다.

서툰 과 조급함 대신 유연함과 단단함으로 꿈대신 방향으로.

그래서 하루를 허투루 쓰지 않게 된다.


커피 한잔도 천천히 햇살하나도 괜히 고맙다.

물론 60이 돼서야 시작하는 것도 있다.

늦게 꺼내본 나의 이야기, 처음 걸어보는 나만의 속도, 이제야 허락된 "나답게 살아도 되는 허락된 삶"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지금부터라고

지금은 조금 더 솔직하고, 조금 더 담담하고, 훨씬 더 흔들리며 걷고 있을 뿐이다

나는 오늘도 이미 살아낸 인생 위에 조심스럽게 내일을 얹는다.


슬픔은 흠이 아니라 경력이 되고 외로움은 적이 아니라 오래된 친구가 된다.

아마 늦게 피는 꿈을 가진 사람. 한참 돌아서 자기 자리로 돌아온 사람. 그리고, 이제야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비로소 나로 살아도 된다고 허락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60부터의 인생은 정리된 삶에 가깝다.

버릴 것과 지킬 것이 분명해지고, 사람도 말도 약속도 가볍게 줄어든다. 대신 남은 것 들은 조용히 깊어진다.


누가 인생을 60부터라고 했던가? 아마 그 사람도 크게 웃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가볍게 미소 지으며 " 이쯤이 딱 좋다" 그렇게 말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60에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조금 느려지고, 조금 단단 해진 채로 계속 내려가는 이야기라고 내가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이 늘 인생의 한가운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