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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비나 Aug 14. 2022

당신만 모르는 세계 여행 4원칙

여행 유튜버처럼 세계 여행 즐기는 방법

오늘도 여행 유튜버의 영상을 보며 간접 체험에 만족하며 잠드시나요. 유투버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참 용감하게 세계를 누빕니다. 길을 걷다 스스럼없이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중간중간 황당하고 재밌는 일을 겪기도 합니다. 우리는 현지의 문화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여행’을 즐기는 유투버를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나는 저렇게 못 해’라고 단정 지어 버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혹시 여행하는 방법을 몰라서 더 두려움을 느끼는 게 아닐까. 사실 여행 에세이나 유튜브를 보면 누구도 여행담을 얘기할 뿐 어떻게 그들처럼 여행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여행을 다녀왔고, 올해부터는 아예 한국을 떠나 세계를 떠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가 여러분도 유튜버 뺨치는 여행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혼자 떠나라

먼 대륙으로 장기간 여행을, 그것도 혼자 떠난다고 하면 두려움부터 앞서는 게 당연합니다. 외국어 구사에 자신이 없거나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홀로 여행을 더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몇 개월, 길게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입 한번 제대로 못 떼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걱정도 될 것입니다. 특히 치안의 문제로 여성분들은 세계 여행을 떠날 때 친한 친구나 연인과 동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히 ‘홀로’ 떠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함께 해결할, 혹은 나 대신 처리해줄 지원군이 옆에 있으면 자신만의 생존 능력을 키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정을 계획하거나 다음 여행지로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운전을 하면 가는 길을 머릿속에 기억하기가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친구 혹은 연인이 찾은 방법대로 따라가는 수동적인 여행을 하면 그 여행지를 온전히 느끼고 마음에 담기가 쉽지 않습니다. 주변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원하는 곳에 도착하기 때문이죠.


사실 버스를 놓쳐버리거나 물건을 소매치기 당하거나 ATM이 돈을 먹어버리거나 등 여행 중 자잘한 사건사고를 스스로 처리하려고 버둥댈 때가 여행 경험치가 가장 많이 올라갑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용기와 배짱도 생깁니다. 여행자로서 스킬과 여유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여행에서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사회에 돌아와서도 웬만한 문제는 당황하지 않고 홀로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간이 될 수 있습니다.

 

여행 유튜버들이 겪는 각양각색의 에피소드는 혼자 있을 때 벌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친구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당연히 줄어듭니다.  어차피 나와 이야기할 사람이 항상 옆에 있는데 굳이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홀로 있을 땐 먼저 사람들이 쉽게 다가옵니다. 숙소에, 식당에, 관광지에 그저 앉아만 있어도 여행자나 현지인이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언가를 물어보거나 부탁하기에 혼자 있는 사람이 더 편한 것이지요. 특히, 장기간 투어나 트레킹을 홀로 가게 되면 쉽게 친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트레킹을 하면 하루 종일 걷는 것밖에 할 게 없어 자연스레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미 대화를 할 친구가 있는 상태라면 특별히 외향적인 성격이 아니고서야 그룹 내 다른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습니다.



2.  세계 여행의 주제를 설정하라

문화체육관광부의 19년 <국민여행조사>에 의하면 해외여행 방문지 선택 이유로 ‘볼거리 제공’(23.1%)과 함께 ‘여행지 지명도’(21.4%)를 사람들이 가장 많이 꼽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해외로 떠날 때 남들이 좋다는,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관광 국가를 주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가족 혹은 친구와 예쁜 사진 찍으러 떠나는 단기 관광의 경우 위의 이유로 여행지를 골라 떠나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의 시각을 배우고, 현지 문화에 온몸을 내던지는 세계 여행은 다릅니다.


먼저 내가 이번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똑같은 유명 관광지를 가더라도 목적이 있는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단순히 사진만 찍고 돌아오지 않습니다. 여행지 선정에 특별한 기준이나 테마를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단순히 기간을 정하고 ‘내가 이 대륙을 다 돌겠다’라고만 마음먹는다면 어떨까요? 여권에 찍힌 도장 개수는 넘쳐날 수 있으나 이 나라 저 나라 찍고 돌아오는 단기 관광의 연속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무작정 세계 여행을 떠난다고 해서 여행의 끝에 저절로 인생의 의미를 찾고 이전과 다른 나로 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방향성 설정이 중요합니다.


새로운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듣고 배우는 것을 목표로 한 여행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 주제는 이전과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을 때 시도해 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흔히 알려지지 않은 문화나 생활양식을 고수하고 있는 나라를 방문해보는 것입니다. 책이나 다큐멘터리의 배경이 되었던 곳을 가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저는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저 <오래된 미래>의 배경 도시인 인도의 라다크에 다녀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서구 문화나 가치와는 다른 새로운 깨달음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말한 대로 세계화의 물결이 어떻게 그들의 삶과 환경을 바꿨는지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여행을 갔을 때, 저는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NGO에 방문하여 제 여행 일정에 맞는 세미나에 참여했습니다. 세미나 시간 외에도 NGO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곳 사람들의 삶을 더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영어 실력을 늘리겠다는 것도 세계 여행의 또 다른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굳이 여행지를 영어권 국가로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영어권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 ‘비영어권’ 국가로 여행 가는 것이 영어로 말할 기회가 많을 수도 있습니다. 남미, 동남아시아 등 제3의 세계에서는 같은 여행자의 신분으로서 외국인들이 외모가 다른 이방인에게도 훨씬 개방적이기 때문입니다. 관광지를 가더라도 외국인 동행을 구해 함께 떠난다면 오고 가는 길 내내 회화 연습은 저절로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일부로 숙소를 선택할 때도 한인 민박이나 한국 사람들이 자주 가는 호스텔은 제외합니다. 숙소에서 외국인들과 말 한 두 마디 나누다 보면 그다음 날 같이 놀러 다니기가 쉽기 때문이지요 (관련 상세 내용은 아래 포스팅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여행 동행을 구하기 위해 특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호스텔에서 자연스럽게 앞면을 튼 사람들과 계속해서 여행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단순히 우리나라를 떠나기만 한다고 해서, 영어권 국가에 여행을 간다고 해서 저절로 영어가 느는 게 아닙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여행 중 경험하는 것도, 여행 후에 성장하는 것도 결정된다고 생각합니다.





3. 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추천에 따라 움직여라

여행에서 가장 독이 되는 생각은 ‘여기까지 왔는데 이건 봐야지’입니다. 아무리 전체 여행 기간이 짧다고 하더라도 저는 한 도시에 최소한 1~2주일은 있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방문하는 도시의 유명 관광지만 둘러보는 방식으로 하루 이틀 만에 도시를 이동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금전적으로 비효율적인 여행입니다. 땅 덩어리가 좁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다른 나라에서는 타 도시로 이동하는 데 반나절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통 인프라 사정이 좋지 않은 나라의 경우는 더욱 긴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게 되지요. 당연히 그만큼 현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듭니다.


또한 자신의 여행 일정이 이렇게 빠듯하게 짜여 있으면 현지에서 벌어지는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참여하기가 힘듭니다.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식사하기, 다가올 동네 축제에 참여하기, 현지인과 친해져 같이 놀러 다니기 등 관광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에서 미리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가는 곳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신의 계획에 너무 파묻혀 있으면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오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심적 여유가 없어집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일정에 따라 자신의 계획도 자유롭게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체적으로 대략적인 이동 경로는 짜 놓되, 호스텔에서 친해진 여행자 혹은 우연히 만난 현지인들이 추천해주는 대로 따라가 보는 것이지요.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석 같은 장소에 가볼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리게 됩니다. 실제로 이렇게 즉석에서 알게 된 정보를 따라갔을 때 저는 다른 관광객들은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곳에 방문하여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짧은 휴가를 통해 해외 여행을 할 때도 저는 이 원칙은 꼭 지켰습니다. 한 나라, 한 도시만을 가더라도 그 곳에서 최대한의 시간을 보내자. 주변을 열심히 관찰하고 마음의 문을 열고 여유를 가지자. 그러면 남들은 할 수 없는 나만의 여행이 펼쳐지리라. 보여주기 식의 관광이 아닌 경험 지향의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4. 물가가 너무 비싼 나라는 다음 기회에, 혹은 그곳에서 Volunteer를 하자

모아둔 돈이 충분치 않은 여행자의 경우, 여행지를 선택할 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경비입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나라라도 밥 한 끼 마음 놓고 먹기 힘든 곳이라면 제대로 그 장소를 즐기기 어렵습니다. 제가 영국 런던에서 매 끼니를 편의점 샌드위치로 때우며 2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과 닭장 같은 도미토리에서 며칠을 묵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물론 런던 자체는 유명 관광지답게 볼거리도 많고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하루만 지났다 하면 쑥쑥 줄어드는 통장 잔고를 보며 도무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도 그들과 함께 외식을 하고 투어를 다닐 만큼 경제적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일주일 만에 서둘러 런던을 빠져나왔습니다. 이는 런던에서 뿐 만이 아니었습니다. 2만 원 넘는 돈을 주고 평범한 패스트푸드 햄버거를 먹어야 했던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행도 장기간 이어진다면 하나의 생활입니다. 기본적으로 삶을 지탱하는 ‘의식주’가 제대로 받쳐줘야 여행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이 나라는 가야지’ 하는 마음에 감당할 수 없는 물가의 나라를 들른다면 심적, 경제적 출혈이 상당할 것입니다. 빠듯한 경비로 여행을 떠나야 한다면, 물가가 비싼 나라는 과감히 건너뛰는 것을 추천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울 때 다녀올 곳으로 잠시 미뤄두는 것입니다.


그래도 ‘생활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나는 꼭 그 나라에 가고 싶다, 하지만 난 돈이 없다’ 하는 분들에게 방법이 있습니다. 하루에 4-5시간, 일주일에 약 25시간을 일하고 숙식비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근무 시간 외에 주변을 여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경비가 빠듯한 여행자에게 최고의 조건이지요. 정식으로 고용되는 것이 아닌, volunteer(자원활동가)의 신분이기 때문에 워킹 비자도 필요가 없습니다. 이와 관련된 상세 정보는 아래의 포스팅을 참조해주세요.



[관련 포스팅]

https://brunch.co.kr/@a5bf41353dfd47c/3


https://brunch.co.kr/@a5bf41353dfd47c/2





언제까지 인터넷에 나온, 관광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여행 다니실 건가요? 위의 방법을 활용해 이제 나만의 독창적인 여행을 만들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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