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쓰는 글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루에 한 번씩 글을 써야하는데, 글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작성하기에 급급하니 내 글을 읽고 글을 다듬을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내 글을 읽어 내려가는 것이 영 유쾌하지 않다. 생각 같아서는 다 내리고 뒤짚어 엎어버리고 싶다. 백일백장을 처음 시작하고 첫 글을 쓸 때는 신경을 많이 써서 글을 썼던 것 같은데, 글쓰기가 이벤트가 아니라 매일 매일의 일상이 되어 버리니 신경을 써서 글을 다듬어 내어놓기가 생각보다 벅차다. 이런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고 생각하니 조금 창피하기도 하다.
생각해 보니 장점도 있다. 머리 속에만 있던 이야기들을 풀어서 기록해 놓으니 내 생각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것이 무지 뿌듯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 간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머리 속을 맴돌다 사라졌을 생각들… 생각이 글이되니 힘이 생긴다. 그 글은 나에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또다른 생각을 낳아 다른 힘을 가질 것이다. 그래서 조금은 창피하고, 자기 검열에 걸리더라도 끈임없이 글을 써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 그 다짐은 나에게 신선하고 좋은 감정이 되어 나에게 또다른 동력을 선사한다.
최근에 안중근 의사께서 하신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라는 명언의 진짜 의미를 알게되었다. 40여년을 살면서 이 말이 안중근 선생님께서 하루라도 책을 읽으면 안될만큼 책을 즐기셨다는 말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할 때 나오는 명언인줄로만 알았는데, 진짜 의미는 그 것이 아니었다.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말은 가시돋친 말이 입을통해 나간다는 의미라더라.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자신을 성찰하지 않게되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은 자신은 말을 쉬이하고, 말을 할 때 생각하지 않아 남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게되거나 말을 함부로 하게 되더라 하는 것이 진짜 의미라는 것이다. 항상 이 명언을 볼 때마다 책과 입안의 가시의 연관성에 의구심이 들었었는데 그것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독서가 너무 즐거워 자주해야한다는 격언이 아니라, 독서는 자신을 성찰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항상 쉬지 않고 하여 나를 돌아봐야한다는 의미의 격언이었던 것이다.
글을 매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되는 행동일까?라는 생각이 겹쳐서 들었다.
글을 쓰는 것과 독서라는 행위는 공통점이 매우 많다. 우선 자신을 성찰하는 도구이다. 글을 쓰고 읽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또 쓰는 것과 읽는 것 모두 읽는 행위가 동반된다. 글을 쓰기 위해서도, 다양한 정보나 생각의 정리를 위하여 다양한 텍스트를 읽어야 하고, 자신의 글 또한 수도 없이 읽어 내려가야한다. 그 과정에서 배움이 동반된다는 것도 공통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쓰기가 읽기와 구분되는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그 차이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핵심적인 차이점은 ‘나눔’과 '자기표현'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글은 독자를 상정하고 하는 행위이다. 글을 쓰면 항상 독자를 상정하고 글을 쓰게 된다. 나만을 위해 쓰는 일기일지라도 독자가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일기를 쓸 때 화자는 스스로 글을 읽으면서 자신을 위로한다.
어떤 이가 '자기의지'를 가지고 글쓰기를 할 때, 저자는 본인의 글이 누군가에게 보여지기를 바란다.
글을 읽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내가 무언가를 얻으려 하는 행위이고, 글을 쓰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남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남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행위라는 말이다.
이런 생각들이 꼬리를 물면서 난 왜 글을 쓰려고 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난 글을 쓰는 목적이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내 생각으로 말미암아 글을 읽는 독자가 조금이라도 울림을 얻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두번째는 '교육'이라는 꼭지점이 수많은 대중에게 의미있는 꼭지점으로 다가오길 기대한다. 교육의 목적을 갈등을 상정하고, 합의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배우는 것에 있음을 내 글을 통해 이해해주길 희망한다.
난 이 목적들을 나누고 표현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리고 글을 쓰며 나의 생각을 성장시켜 나아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글쓰기를 게을리 한다는 것은 내 마음의 성장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이라는 생각이들었다.
이 사색의 마무리는 안중근 의사의 격언을 빌려 백일백장을 함께하는 글벗들에게 이 글의 마무리를 맡기고자 한다.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 )."
Ps. 작은 선물을 걸고 작은 이벤트라도 진행하고 싶지만, 그대들이 얼마나 여유가 없을지 나를 미루어보아 알기에 이 용기를 조심스럽게 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