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역사(1)
단순한 갈등상황을 한 번 떠올려 보자. 학교에서 아이 두 명이 싸움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놀렸고, 놀림을 당한 아이는 지속적인 놀림을 참지 못해 주먹을 날렸다. 그 후에 서로 치고박는 상황이 생겼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 이런 갈등은 어떻게 해결될까?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서로 본인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돌아보고, 서로를 위해 진심 어린 사과나 그 일로 일어난 피해의 결과에 대해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이렇게 바람직하게 흘러가진 않는다. 선생님의 귀에 들어가면 선생님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잘못의 경중을 따지고 아이들에게 사과할 지점과 책임져야 할 부분을 정해 요청할 것이다. 선생님의 말을 납득을 하거나,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다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사과하고 행동할 것이다. 혹은 이 판단을 납득하지 못하는 아이나 부모가 있다면, 학교폭력을 신고하여 더 높은 권위에 판단을 맡길 것이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싸움에서 이긴 아이가 진 아이를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들이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첫 번째의 경우를 제외하곤, 힘과 권력이 갈등을 해결했다고 볼 수 있다. 선생님의 권위, 학폭위원회의 권위, 싸움에서 이긴 자의 힘이 갈등을 해결한 것이다. 빈도 수로 따져보아도 아이들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그렇다면 미숙한 아이들의 갈등 해결만이 이런 프로세스로 해결될까?, 어른들의 갈등 해결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점점 팽창하고 있는 사법 시장과 갈등과 혐오가 사회문제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게 됐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 이런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봐야 할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갈등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