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2]사색3

시를 읽고

by 명경


일상생활에서 사법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작고, 사소하고 일상적인 갈등마저.. 심지어 아이들끼리의 다툼마저 법이란 잣대를 들이 밀고 있다.9.


사람들이 다양한 갈등을 해결할 힘을 잃고, 사법의영역에 갈등을 던지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학교에도 많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의 개인은 갈등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


교육에도 많은 책임이 있음을 교육자로서 통감한다.


교육이 사회변화에 맞춰 변화하지 못하고 있기때문이다.


지금의 교사는 학생이라는 다양한 모양의 우물에 작은 모래를 던져 파문을 일으키는 사람이다. 더이상 자신만의 틀로 우물을 파고 그 구덩이 안에 물을 쏟아 붙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시를 써도 되겠는가



ㅡ류시화



세상의 절반이 나머지 절반을 미워하는 이곳에서



시를 써도 되겠는가



신마저 자신을 편애하는 이들에게만 문을 여는 이곳에서



양탄자 짜는 사람처럼 구부정하게 앉아



희망은 절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운율 고심하며



시를 써도 되겠는가





모국어의 나라에서 태어나



혀 끝에 투쟁의 단어 올려놓는 법부터 배우며



나는 누구이고 너는 누구인가



서로의 색깔 물으며 금을 긋는 시대에



진실을 알고 있는 척하는 사람들이



내 침묵 오해할까 고뇌하며



나무 아래서 주운 새 키우듯



그리움의 언어로



시를 써도 되겠는가





삶이 내 손등에 손을 올려놓을 때



낯익은 것은 낯설음뿐인 이곳에서



아침마다 꿈이 눈꺼풀에서 떨어져



발 아래 부서지는 이곳에서



시여, 내가 투사가 아니어서 미안하다 말하며



오갈 데 없는 단어 하나씩 주머니에서 꺼내



그럼에도 삶이여



신성하다, 신성하다 반어법으로 말하며



시를 써도 되겠는가

작가의 이전글[100-11] 갈등의 시대(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