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8] 고맥락 대화(2)

고맥락 대화

by 명경

좋은 대화란 무엇일까? 대화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상황이 존재하고 다양한 대화가 존재한다. 좋은 대화의 기준 또한 매우 다양할 것이다.

그럼, 고맥락 대화와 저맥락 대화를 두고 생각해 보자. 어떤 대화를 더 좋은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


부처나 예수의 가르침이 적혀있는 성서와 불경, 각종 성인들의 문답을 기록한 오래된 책들의 대화를 보면 고맥락 대화들이 넘쳐난다. 유교경전은 수천 년에 걸쳐 해석을 달리했고, 성서나 불경 또한 읽는 이에 따라 깨달음의 정도가 다르다. 고차원적인 지적 영역의 대화일수록 무언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복잡하디 복잡한 이성적 깨달음을 설명하기 위한 대화가 단순하고 구체적일 수 있다는 말은 모순일지 모른다. 우리가 정확하고 명료하다고 생각하는 과학의 이론들도 단순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정확하고 명료해 보일뿐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과학은 말과 글로는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야기한다. 그래서 과학자들끼리의 대화는 구체적이고 명료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비단, 과학자만이 그럴 것인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끼리의 대화는, 대부분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요소들로 대화가 진행된다.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보면, 고맥락대화는 고차원적이고 높은 수준의 대화이다. 그렇다면 고맥락 대화는 항상 이상적이고 좋은 대화일까?


이런 고맥락대화는 항상 학식이 뛰어나고 식견이 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화 일까? 아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 안에서도 고맥락 대화는 자리하고 있다.

나는 고맥락 대화를 소통에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 싶다. 관계와 소통의 측면에서 바라보는 고맥락대화는 그리 좋은 대화는 아니다. 일상적인 대화가 항상 맥락성이 높다면 정말 피곤할 것이다. 원하는 바를 빙빙 돌려 이야기하고, 각자의 기분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면, 그리고 내가 아는 것이라고 남도 아는 것을 당연시하며 대화한다면 어떨 것 같은가? 그저 상상해 보아도 피곤하지 않은가? 헌데, 당신의 일상 속에서 이런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되는지 생각해 보면 그리 적지 않은 비중일 것이라고 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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